栄光冨士 森のくまさん 純米大吟醸 無濾過生原酒 "森のくまさん 熊太郎 2025"

잘 모르는 일본술을 고르게 될 때 분명한 한 가지의 기준이 있다. 라벨이 매력적인 것을 피하라. 모르는 제품인데 라벨의 재미난 그림이 있는 것은 술의 약점을 라벨으로 대충 떼우는 물건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다음으로 어깨 라벨肩貼り에 무의미한 문구가 있다면 피한다. 어깨 라벨에는 주로 주조미나 강조하고 싶은 제법 등이 쓰여있는데, 무의미한 문구로 채우고 있다면 역시 앞선 이유와 같이 내용물의 역량 부족을 그럴싸한 디자인으로 감싸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워진다.

특정명칭과 독음이 쓰여있어도 믿음이 가는 몇 안되는 예외.

에이코후지의 '모리노쿠마상'은 솔직히, 이 기준에 걸려서 탈락해야 할 물건이었다. 제조사는 알고 있었지만 이런 제품을 만드는 것은 몰랐으므로 어딘가 무명의 제조사에서 만드는 동물원류-북극곰이라던가 펭귄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다-에 속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편견을 넘어선 곳에는 생각지 못한 즐거움이 있었다. 강력한 단맛, 젖산보다는 말산에 가까운 상쾌한 신맛, 화려한 과실향. 차게 한 잔 임팩트 있게 마시기 좋은 일본술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한 명의 소비자로서 기회비용을 생각하며 따지고 드는 경향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경험이 쌓여감에 따라 편견이 두터워지는 것이 위험할 수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차라리 웃기는 라벨에 취해서라도 맛있게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더욱 바람직한 일일지 모른다. 물론, 나는 기꺼이 맛없음을 느끼는 불행을 고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