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Coffee Roasters, El Socorro, Washed Pacamara

April Coffee Roasters, El Socorro, Washed Pacamara

 한 잔이 다섯 자리 수를 넘어가는 커피라면 조금 더 엄격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종류의 커피에 기대할 수 있는 전형성을 적절히 지니고 있었다. 자스민으로 대표되는 파카마라 특유의 향, 높은 과실미는 아침이나 낮이 아닌 느즈막히 넘어가는 오후의 커피로 어울렸다. 메뉴가 푸어오버와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와 라떼로 그야말로 커피 이외의 것을 상정하지 않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진중하지 않고 경쾌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에이프릴일 이유가 있을까. 고를 수 있는 원두는 엘 소코로의 파카마라와 게이샤로 그야말로 유명한 농장의 유명한 커피였다. 국내의 로스터들 중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갑작스레 한남동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았던 덴마크의 로스터는 무엇 때문에 커피 원두를 한국으로 보내고 있나. 그 원천은 커피 스낵에 있어 보였다. 세계 최초의 해외 쇼룸이라며 잡지에 열띤  덴마크에서 온 것은 덴마크가 아니라 서울이었다. 다른 도시를 제치고 서울인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 이들을 부른 쪽에 가깝다.

커피에는 죄가 없다. 그러나 나는 무언가의 이물감을 느꼈다. 우리는 노르딕 로스팅, 덴마크, 커피, 이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일까? 에이프릴은 이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까? 스페셜티 커피라면 응당 그래야 한다. "덴마크의 유명 브랜드" 이상으로 이 도시를 사랑한다면 원두의 선택에서 조금 더 진중한 선택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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