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 LAMM - 21세기 칵테일

BAR LAMM - 21세기 칵테일

페란 아드리아를 필두로 한 분자미식학이 그들의 손을 떠난 뒤 이른바 분자요리라는 이름을 달고 기술만을 조잡하게 모방한 결과물을 포장하기 위한 꾸밈말로 쓰이는 장면을 무수히 많이 보았다. 이때문에라도 스페인의 그러한 흐름을 정립한 비평가 Pau Arenós는 이를 기술과 감정이 융합한 요리cocina tecnoemocional으로 정의할 것을 주창하였는데, 기술과 사념 양측에 있어 깊이를 보여주어야만 해당하는 정의에 부합하는, 만족스러운 요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완성된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장소에서도 실패하는데 이러한 조류가 흘러들어간 유사한 업계에서는 더더욱 고민스러운 장면을 마주하기 쉽다. 그랜트 애커츠나 헤스턴 블루멘탈 등과의 교류로 시작된 초기 분자 칵테일은 전세계의 믹솔로지 씬에 다양한 신기술을 소개하는데 성공했으나 그 다음을 마주하기 어렵다. 여느 바에서 여러 유명 바텐더들의 아이디어를 마주치지만 과연 왜라고 했을때는 단지 국내에 없기 때문 그 다음이 몇 번이나 있었는가? 글쎼올시다.

그와중에 정 반대의 길을 가는 음료에서 오히려 그 재미를 엿보곤 하는데, 바 람의 「스모키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그 중 하나였다. 커피의 맛을 좇는 블랙 러시안이나 기본적인 에스프레소 마티니와 같은 칵테일이 이미 존재하지만, 피트의 그을음에 가까운 향과 셰이크로 빚은 크레마가 뒤섞이니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 그리고 칵테일 셋 중 무언가도 아닌 에스프레소 마티니라는 칵테일을 즐기는 흥에 취했다. 에스프레소의 두터운 거품을 모방하는 방법은 전통의 달걀 흰자부터 요새는 무엇이든 거품(foam)을 만들어주는 장비도 있지만 결국 이런 음료를 마시는 즐거움에 대해 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런 기술만은 아니라 하겠다.

Alaska(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