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비타노 테네시 위스키 - 거짓 없는 치즈

벨라비타노 테네시 위스키 - 거짓 없는 치즈

결국 또 하나의 새벽배송, 플랫폼 노동에 대한 제도 미비 문제의 최전선이 된 지루한 유통업체 마켓 컬리도 초창기에는 홀푸드를 들먹이며 유통하는 상품의 질적 차이를 강조해온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를 위해 유치한 상품들도 대체로 컬리 이외의 유통경로가 있거나 대체상품이 있기 마련이므로 오늘날 많은 우려들을 감안하고도 컬리를 이용할 이유는 많지 않다.

그러나 한가지 컬리가 큰 차별점을 보이는 점이 있다면 치즈다. 우유는 동의를 못하지만 치즈 수입만큼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데, 프렌치 정찬에서도 샤리오 드 프로마주가 자취를 감춘 현실 속에서 컬리와 거래를 끊을 수 없는 이유가 되준다.

작은 사이즈인만큼 바다를 건너는 비용이 한껏 끼얹어진 가격(5온스 치즈가 KRW 13500)에 슬픔이 서리지만 수입한 것 자체가 기쁘다. 특히나 이런, 유럽 어디께의 전통 방식에 기대지 않는 장난기 머금은 치즈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더욱이.

증류주로 표면을 닦는 치즈라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위스키와 같은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치즈로서 좋다. 경성이라고 부르기에는 상온에서 썩 말랑할 정도로 녹아들면서도 균이 풍성한 우유를 장기간 숙성해서 빚는 파르미지아노를 떠올리게 만드는 감칠맛이 당긴다. 치즈를 가르고 쪼갤 때 순간적으로 호밀 위스키의 노트가 스치듯이 지나갈 때는 놀라움마저 느껴, 위스키 치즈이니 위스키에 맞춘다는 단순한 발상보다는, 바디가 두텁고 치즈의 견과향과 호흡을 맞추어 짝을 내면 좋다. 위스키로 간단하게 롱 드링크를 주조하여 맞추기에도 부담은 없지만, 진짜배기 장기숙성 돌덩이들에 비하면 짠 정도가 무딘 편으로 감안해야 한다.

새로운 치즈가 수입되는 일은 언제나 기쁘다. 거기에 더해 그 치즈가 썩 먹을만 하다면 나는 더욱 기쁘다. 이 치즈는 나를 더 기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가장 작은 웻지 사이즈만이 가능한 선택지라는 점은 아쉽다. 고전적인 한국식 내장 가공육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잠봉 뵈르를 앞세운 샤퀴테리는 이제는 바의 가장 저렴한 안주로도 썩 자주 선택받는다. 그 친구인 치즈에게도 한국인들이 기회를 줄 날이 올까. 2016년 식품의약안전처 고시 「축산물의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 제3 1. (타) 3 가. 의 개정으로 이제는 단서조항에 따라 2도 이상 60일 숙성으로 이제는 고온살균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미국 법률의 규정을 따른 것으로, 이제 우리도 이런 치즈를 만들고 즐길 꿈을 꿀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우유가 원활하게 공급되는지, 그리고 애초에 살균 이전에 좋은 치즈를 빚을 품질인지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시장에 있다. 소비자가 변해야 한다. 소비자가 치즈를 사랑해야 한다. 소비자가 치즈에 엄격해야 하고, 소비자가 치즈를 즐겨야 한다. 그러면 요리사들도 덩달아 신날 것이다. 치즈가 맛있는 치즈버거, 햄버거 요리사라면 한 번쯤은 꿈꾸지 않는가! 그를 위해서 나는 화가 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러분께 감히 치즈를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