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ry Bros. & Rudd, English Quality Sparkling Wine Brut, Hampshire 2010

Berry Bros. & Rudd, English Quality Sparkling Wine Brut, Hampshire 2010

이마트가 저가 샴페인 유통의 중추를 맡는다면, 홈플러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이 영국식 스파클링이다. "영국식"? 그래, 그런건 별로 국내에서 인기가 없는데, 홈플러스가 처한 현실 덕에 독특하게도 이 와인은 꾸준하게 비치되고 있고 심지어는 종종 세일까지 한다.

풍미에 대해서 상세히 가타부타 하기는 어렵다. 전국에 방치된 상태부터 천차만별로 보이는 와중에, 어차피 유사한 경쟁자는 없다. 대신 나는 이러한 스파클링 와인들을 둘러싼 현상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다. "영국식" 스파클링 와인이라는건 대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 질까?

물론,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모든 와인이 단지 그 풍미나 개성 등으로 받아들여질 뿐, 가격과 사회적 평판, 대중적 인지도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경우다. 그러나 우리는 음식이 아닌 정보를 먹는다. 음식에 돈을 쓰면 남이 우러러보기를 바란다. 그 중에서도 고가의 스파클링 와인이 소비되는 방식은 고가의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이나 기타 다른 양조주들이 소비되는 태양과는 다른 점이 있다. 무슨 소리냐고? 크룩과 돔 페리뇽을 떠올려 보시라. 크룩 대신 아르망 드 브리냑을 위치시키면 그림은 명확해진다. 뵈브 클리코와 모에 & 샹동은? 그렇다. 이들은 전부 LVMH 손아귀에 있는, 그들의 가격대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물건들이다. 왜 LVMH는 이렇게 다양한 샴페인 하우스를 꼭 쥐고 있을까. LVMH가 쥐고 있는 이 하우스들과, 그들이 손 안에서 펼쳐지는 소비의 방식에 대해 나는 떠오르는 인상이 있다.

고백건대, "많이 마실 수록 전문가"라는 국내의 기준 아래에서 나는 최고의 샴페인 전문가들은 바로 어둠 속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샴페인은 클럽의 화폐, 힙합/랩 문화의 음료수다. 지상의 일부 사람들은 크룩과 루이 로드레의 지고한 가치로 대항하고자 하겠지만, LVMH는 제이 지와 손을 잡았다. 산업이 흘러가는 현실이다. "알망"과 "돔페"(혹은 "돔")가 우선시되는 세계를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미 산업은 그에 복종하고 있다. 한국의 보수적인 인물들이 기겁을 할 미국적인 영웅들과 조 로우 이하의 세계의 악당들까지 모두 이미 그 질서에 편입되어 있다. 과연 여러분은 아르노의 적장자로부터 자유로운가?

발포하는 와인이 나쁜 와인이라고, LVMH의 포트폴리오가 해롭다고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은 우리의 판단을 혼란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과연 이런 음료들은 과연 온전히 맛으로 평가되고 있는가, 그리고 적절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가? 왜 서울에서는 고귀한 샴페인을 콜키지로 여러가지 요리에 뭉뚱그려 맞추는 시도들이 자주 목격되는가? 무엇이 미식가의 와인과 데일리를 구분짓는가?

베리 브로스의 이 스파클링 와인은 그러한 고민을 던져줄만한 존재로 마트에 꾸준히 자리하고 있다. 로열 워런트를 앞세운 왕실이니 귀족이니 하는 마케팅에는 성공하지 못한 듯 보이지만, 라벨을 가렸을때 그 가치가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