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츄 - 청명한 실패

부탄츄 - 청명한 실패

부탄츄가 겨울 내내 진행하는 미소라멘 메뉴 다섯 가지 중 하나를 맛보고 나머지 네 개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그야말로 실패였는데 그 실패가 혼탁하지 않고 투명하게 보여서 그 감각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발효를 이용하는 조미료인 미소를 사용한다면 그 풍미의 핵심이 바로 그 장에서 드러나야 한다. 비빔밥은 본질적으로 고추장 맛이고, 된장찌개가 된장 맛인 이치와 통한다. 그러나 그 미소의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부족한 염도, 부족한 당도, 부족한 감칠맛. 스프의 밀도를 한껏 당겨올린 형식을 취하고 있었음에도 형식의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애초에 서울이 미소라멘이라는 음식을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환경인 것을 인정한다. 주방에서 미원이건 소금이건 넣어서 보충이야 할 수 있겠지만 발효 과정에서 얻는 고유의 풍미는 발효 과정에서 얻는 경우를 넘어서기 어렵다. 그러나 그러한 지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맛의 빈칸은 단지 미소 스스로의 빈칸만은 아니었다.

오늘날 가열 과정에서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팝콘향 등의 맛을 얻는다는 지식이 통용되듯 발효 과정에서 얻는 맛을 이해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은 아니다. 반드시 「노마」와 같은 곳에서만 발효가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발효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발효의 맛을 보여준 요리를 만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