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더 버거 - 요리사의 요리

엘더 버거 - 요리사의 요리

줄서기 기계를 내놓지 않은 엘더 버거의 입구를 두고 글을 쓸 기회를 잡았다. 여러모로 현명한 마케팅 등 개인의 입장으로는 오고 싶지 않은 이유가 겹겹이 쌓인 곳이나 음식은 그런 편견에 대해 다른 말을 하고 있어 게재의 이유가 충분했다. 아마도 우주비행사보다는 요리사의 이름이 아닌가 하는 짐작이 드는 엘더 버거의 새 메뉴 "암스트롱"은 훌륭한 승리의 맛이다. Steak au poivre의 명확한 레퍼런스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팔레트를 제외한 부분에서는 햄버거의 영혼과도 같은 적절한 부드러움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곳의 전형적인 버거-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가 주는 인상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기존의 버거는 빵의 상태가 결코 나쁘다고는 할 수 없음에도 샌드위치의 가락을 하나로 잇는 짠맛의 부재로 인해 재미가 모자랐는데, 새 버거는 아주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이 집적된 소스가 맛의 큰 틀이 되고 버섯과 양파 등 부재료가 적절한 복잡함(complexity)을 더한다. 국내에서 메뉴 구성에 트러플이라는 표현을 올리는 경우 큰 고민 없이 트러플향에 기대는 질 낮은 아이디어를 마주하는 경우가 잦은데, 패티와 소스를 중심으로 맛의 그림이 적절하게 그려져있어 더 고민할 것 없이 행복을 즐겼다. 멀쩡하게 끓여낸 후추 소스에 겹겹히 쌓인 맛은 패티와 빵을 적시며 쾌락으로 다가온다. 연예인과 미국 출신 요리사를 내세우는 가게인데 전자를 말끔히 잊을 수 있었다. 토마토에 기댈 수 없는 레시피이다보니 습관적으로 신맛을 오이 피클에 할애한 점이 무신경하게 느껴졌으나 대세에는 지장 없는 결점이다.

음향부터 비좁은 탁자, 지도에는 자랑스럽게 소개되는 "육즙 감옥"따위의 방송 멘트까지 먹구름 가득해 보이는 가게이지만 요리사의 요리가 있다면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