équilibre - 딸기 케이크 단상

équilibre - 딸기 케이크 단상

한 가게에서 두 개의 딸기 케이크를 샀다. 프레지에, 그리고 이 언어권에서 "케이크"라는 보통명사의 입지까지 차지한 일본식 쇼트케이크.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딸기의 존재, 그리고 부재이다. 여러분이 바다를 건너지 않아도 시각 자료만으로 알 수 있는 일이다. 쇼트케이크는 물론 프레지에에서도 입맛을 잡아끄는 것은 딸기에 앞서 시트와 크림이다. 유지방의 존재감을 살린 쇼트케이크는 분명 부드럽지만, 무르지 않고 적당한 탄성을 가진 시트가 씹을 때의 고소함을 느낄 영역을 마련한다. 크림 자체에 견과 뉘앙스를 강하게 채운 프레지에는 무슬린 자체로 지방의 고소함이 입안으로 미끄러진다. 바탕이 되는 맛의 존재감이 진해진 만큼 과일도 자연스레 가공을 거친다. 프람브와즈와 잼이 한층 더 강한 단계에서 지방과, 견과와 그림을 그린다. (가운데 딸기만 단면이 유독 하얀 편인데, 이 부분은 당시에는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두 케이크에서 딸기의 역할은? 바로 신맛과 향이다. 과실 특유의 신맛이 균형을 잡고 향을 채우면서 빵과 크림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든다. 맛이 연한 음료만을 곁들여도 케이크 두 점을 앉은 자리에서 해치울 수 있으니, 자체로 균형이 절묘한 지점에 있다 하겠다.

프레지에가 쇼트케이크보다 더 좋은 케이크일까?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쇼트케이크는 조금 더 편한 구성, 나쁘게 말하면 창작자의 자유가 개입할 여지가 적은 케이크, 배경으로 물러나는 케이크라면 프레지에는 그 자체로 더 주인공이 되고자 호소하는 오브제의 성격을 띈다. 하지만 둘을 관통하는 지점이 있으니, 딸기가 주인공 같으면서도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이다. 분명 채도가 없는 바탕에서 유일하게 빨갛게 빛나는 딸기는 우리의 인식을 지배한다. 딸기를 맛보기 위한 케이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과의 맥락에서 딸기는 공화국이 제국과 칼끝을 겨누던 시절 오렌지를 필두로 한 제과의 시트러스가 가지는 역사와 틀을 같이한다. 수분 가득한 과육을 그대로 쓴다는 것은 분명 놀라운 변화이지만(온갖 생과일이 케이크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워지는 세태의 시작은 분명 딸기에게 있다) 파블로바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형태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이 무대는 딸기를 주인공으로 한 모노드라마가 아닌 군상극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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