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모네 - 포스트 톤쇼우 시대?

꼬모네 - 포스트 톤쇼우 시대?

어떤 가게가 크게 성공한다. 그 가게를 본뜬 선수들의 작품이 서울 주요 상권에 등장한다. 매스미디어나 소셜 미디어의 확산 과정을 거쳐 지역 대도시 주요 상권에 유사품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왜 인기를 끌었는지 이유도 모를 체로 잊힌 채로 자영업 시장 어딘가를 배회하게 된다. 아부라소바 같은 예시를 생각해보자. 두껍게 썬 돈가스도 그런 '유행 아이템 '중 하나였는데, 요새는 나아가 더 의문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바로 부산의 유명점 톤쇼우다. 아마 서로 이정도의 파급력은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인이 한우가 아닌 돼지고기에 그다지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그 존재가 희미해져 가고 있는 (첫 등장 당시를 생각해 보라! 얼마나 난리였는가) '버크셔K'는 일본을 본뜬 브랜드육 유행의 지난 바람만을 떠올리게 하는데, 사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고 숯 위에서 그을린 향을 입혀 직화구이의 꿈을 꾸게 하는 방식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숯향을 입히는 것 자체는 아주 어렵지 않고(주식회사 톤쇼우의 소유주가 운영하는 다른 가게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시장의 반응은 확실했기 때문에 유사품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는데, 꼬모네의 '특상등심'이 바로 그 좌표계 위에 있다.

직장인 점심촌에서 여러 요리를 나누어 먹었다. '특상'의 그을린 듯한 향은 마이야르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첫인상에 좋은 기억을 심고(이는 톤쇼우의 것도 그렇다) 넉넉히 친 소금과 함께 잘 물러진 돼지의 지방과 살코기를 베어무는 감각은 본능적인 행복을 일깨운다. 하지만 한 장의 돈가스가 전부 진행하면서, 이러한 장점은 튀김유의 진한 냄새로 인해 중간 즈음에서는 잊힌다. 고열 속 속재료의 보호라는 역할을 다한 튀김옷이 과도한 존재감을 남기는데, 예쁘게 담은 작은 종지의 양념은 종류는 많되 제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물론, 더 달라고 하는 것이 미봉책이 되겠지만 미각과 시각의 그럴싸함 사이의 어딘가 타협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냉동 필렛을 사용한 기성품이라는 인식이 강한 생선가스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나는 생선가스의 팬이기 때문에- 감정을 실어 응원할 일이지만, 맛이 진한 편이라 하여도 섬세한 고소함과 질감을 지닌 달고기에 있어 돈가스에 필적하는 두터운 튀김옷은 그 맛을 느끼기 좋은 조리법이 아니고, 예쁜 종지에 담긴 소스 역시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존도리라고 하면 껍질 부분만 마이야르를 당겨내고 속살은 가능한 부드러운 상태에서 멈추는 것이 좋은데, 노릇하게 튀겨낸 생선가스에서는 그 특징을 맛보기 어려웠다. 이 생선이 원래 조리되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동태의 자리를 대체한 방식인데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직장인 상권의 좋은 식당에 대해 불필요한 혹평을 한 것 같지만, 비단 이곳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런 형태의 가게와 유행이 흘러가는 방식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주기 바란다. 톤쇼우 역시 사업가의 아이템이었지만, 그 아이템을 받아서 가공, 재생산하는 과정에서는 '드디어 유명한 가게의 그럴싸함을 더 쉽게 맛본다'는 기쁨보다는, 옮겨온 만큼 적당한 수준이어도 통한다는 계산이 느껴질 때가 많다. 물론 모든 가게가 인생의 철학을 논하는 진지한 가게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흥망성쇠의 흐름이 가끔은 지나치게 빠르게 흘러서 그 흐름 속에서 벌써 그 다음이 보일 때가 있다. 여의도에 있는 동안은 개인으로서 다시 가겠지만, 큰 틀에서는 이런 방식의 가게가 늘어나는 것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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