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식 칼국수와 일상의 형식

공주식 칼국수와 일상의 형식

얼마 전 뉴욕에 위치한 모 한식당에서 한국식 후식 볶음밥을 한국식 파에야라고 파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이른바 한식 파인다이닝(舊: 모던 한식)에 대해 줄기차게 요구하던 것이 바로 그러한 일상, 대중적 요소의 적극적 차용이지만 단순히 반갑지만은 않았다. 애초에 유사한 발상이 서울의 「가온」에서 언급된 적도 있기도 하거니와...(후략)

하여간 그런 요구를 하려면 스스로도 일상의 형식에 대해 더 많이 말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단순히 어디에서 시작됐고~오래되서 맛있다 따위의 결론으로 흘러서는 안된다. 대중 요리는 보편성을 위해서든 특수성을 위해서든 다듬어질 필요가 있다.

공주식 칼국수는 지역명 공주시가 아닌 공주분식에서 이름의 유래를 가지고 있지만, 대전광역시의 근교인 공주시에서도 실제로 목격할 수 있는 형식이며, 매우 유력한 주자마저 있다. 금강변에 위치한 전통궁중칼국수(사진)은 그 중 한 곳으로 채수와 된장 바탕의 육수의 두터운 바탕에 강한 감칠맛, 매운 감각이 그려진 균형이 좋다.

그러나 이곳의 국물은 처음부터 진가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감자나 칼국수 면을 넣고 익은 지점을 넘어섰을 때, 객들 사이에 消火에 대한 컨센서스가 만들어질 즈음하여 완성에 근접한다. 녹아든 전분 따위가 국물을 변형하기 때문이다.

분명 이 칼국수는 스스로의 이상향에 전혀 근접해있지 않다. 그럼에도 왜 칼국수에 집착하는가? 서울을 위주로 질식해버린 칼국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양 위주의 외식문화가 스시로만 구성된 식사에서도 국수를 내밀게 하는 반면 정작 한식에서 밀가루와 면의 좌표는 어지러이 흩어져 있다. 가이세키를 본떠 반드시 밥을 마지막으로 내는 양식을 채택한 덕에 면요리는 격식 높은 식사에서 거의 취급되지 않으며, 그나마도 소고기 등 고가의 단백질과 결합한 형태가 제한적으로 허용될 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 바깥의 형식에서 우리는 한식의, 한국 음식의 가능성을 본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고, 키우고, 가꿔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예술 영역에 도전하는 요리법에는 다양한 양식이 있지만, 이러한 기본 구성으로부터 개념화를 시도하는 방식의 접근이 현재 가장 긴요하다. 레시피를 기록하는 것이 처음이 될 것이며, 이를 분석하고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추상화, 또 구체화로 나아가야 한다. 그 속에서 개념으로서의 요리(Food as a concept)와 같은 것도 도전해볼 수 있다. 단순히 양을 작게 만들고 서양 요리가 주로 가지고 있는 한 입 단위의 문법에 끼워맞추는 수준이 아니라, 진정 일상 음식이 왜 사랑받는가를 고찰한 요리를 만나고 싶다. 그를 위해서는 먼저 원형을 자세히 톺아볼 수밖에.

게시글에 대한 최신 알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