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 앤 애플 - 사이다 2종

핸드 앤 애플 - 사이다 2종

핸드 앤 몰트에서 라벨을 바꾸어 나오는 2종의 사이다를 여러분도 마트에서 보셨으리라. 다소 화나는 가격을 하고 있지만 궁금증에 마셔본 분들도 계시리라.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과거 핸드 앤 몰트에서 종종 사이다를 출시하기도 했는데, 지금 이 제품들과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

밑도끝도 없는 단맛이 불완전한 발효를 보여주는 가운데 그나마 부재료의 개입이 느껴지는 수박 & 오이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축에 속한다. 기후변화로 위기를 맞은 국산 수박의 밋밋한 물맛도 아니요, 오이라고 불리는- 수박 껍질 부분의 향까지 썩 괜찮게 다가온다. 과일 그 자체를 적당히 떠올리며 식사에 곁들이가 되준다. 복잡성이라고는 없지만 기성 탄산음료 대신 한 번은 마셔볼 거리로 본다.

사과 사이다는 골 때리는 종류였다. 국산 시드르 부류가 내는 지루함, 즉 풍미라고는 없는 불행함은 아닌데 일부러 팔레트만 강조했다는 인상이다. 사과 발효의 풍취가 아예 없는 사과 주스는 아닌데, 과실향이 술보다는 생과를 재현하고자 분투하고 있었다. 엉성하게 강렬하기만 한 맛은 술이 아닌 주스의 덕목을 따르고 있다.

최소한 과일을 이용한 양조의 기초는 잡혀 있는데, 굳이 얼음 잔뜩 넣어 마시는 달큰한 과일소주(츄하이) 비스무리한 것들을 경쟁자로 의식하고 있어 결과물이 진탕으로 빠진 느낌이다. 기성품 츄하이가 국내가격으로는 마실 이유가 없는 물건인 만큼 이것 또한 그렇다(KRW 3800). 아마추어 정신으로 그냥 만들어보는데 의의가 있고, 무슨 술 마셔본게 인생의 훈장인 주류 애호가들은 단종만을 기다리며 새로운 술을 후원하는 크래프트 양조의 세계에서 나와 핸드 앤 몰트는 이제 소비자의 입맛을 파악하고 기만하기 위한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모기업을 욕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스타트업을 큰 회사에 팔아치우는건 오늘날 모든 창업자의 꿈이니까. 팔리기 위한 회사를 구매한 게 왜 문제인가. 애초에 팔리고 나서 이렇게 되는 것까지 계획이라면? 언젠가 누군가는 cash-out 하기 위한 사업이었다면?
핸드 앤 몰트의 상표는 더더욱 내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빨리 「Pappyland」를 블로그에 게시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이 서게 만드는, 못 만들기를 잘 수행한 음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