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ry’s New York Bar - 전설의 바 (2)
해리스 뉴욕 바. 이곳의 첫 바텐더(오너는 아니었음)인 해리 맥켈혼(Harry MacElhone)의 이름을 땄지만 해리는 미국 사람이 아닌 스코틀랜드 사람이었고, 미국에서는 바텐딩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이 장소는 파리 한가운데에 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이 가게를 사들인 미국 사람들의 영향이 있지만, '뉴욕 바'는 사실 뉴욕의 맛을 전하는 바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그 해리의 손을 통해 파리를 넘어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준 몇 종류의 클래식 칵테일이 탄생했으며, 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곳은 너무나도 미국적인 문화의 심장부로 남아 있다. 군인들, 주 경찰들, 대학생들이 남긴 미국의 흔적이 가득한 가운데 사실은 파리 오리지널인 칵테일들이 세기를 지나 여전히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메뉴판의 가장 앞에 자랑스레 위치한, 모두의 테이블 위에 놓인 화이트 레이디와 사이드카, 의외로 주문량이 많지 않은 블러디 메리, 조금 더 깊은 관심이 있다면 놓칠 수 없는 몽키 글랜드와 프렌치 75까지. 편안한 복장도, 라펠이 있는 재킷도 아닌 이런 올드스쿨 바에서만 볼 수 있는 약사복-이웃나라에서는 Schumann's, 한국에서는 H바에서 볼 수 있다- 차림으로 모든 칵테일은 프리 푸어링으로 계량해서. 보스턴 셰이커의 모습마저도 한 세기 동안 그다지 바뀐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많은 원조집이 그러하듯 그저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 외에는 남은 게 없는 관광지가 되었겠지. 이곳에 오기 전 솔직한 내 심경이었다. 그럼에도 이 문화를 사랑하기에 굳이 발걸음한다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놀랍도록 좋은 균형을 보여주는, 요즘 시대에는 특별하기까지 한 평범하게 잘 만든 클래식 칵테일이었다. 화이트 레이디와 사이드카는 술이 치고 나오지 않을 정도로 달면서 물리지 않을 정도로 시다. 블러디 메리는 좋은 감칠맛이 돌고, 백바를 지키는 두 바텐더는 손은 바쁘지만 결코 객을 방치하지 않는다. 수십 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결코 음료가 줄어들지 않는 동아시아의 관광객부터 이미 혀가 꼬일 대로 꼬여버린 미국인들까지, 모두를 환영하면서 통제하는 섬세함에 속으로 조용히 감탄했다. 아직도 이 문화의 귀감으로 남았구나. 참으로 건재하구나!

화각이 다르긴 하지만(위 사진은 시대를 감안했을 때 35mm였을 터) 최대한 비슷한 자리에서 사진을 다시 남겨보기도 했다. 과연 좋은 칵테일이란 무엇인가? 환경을 덜 더럽히는 칵테일? 신선한 제철 식재료가 빛나는 칵테일? 저녁밤 흥을 돋우며 입안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불순물일 뿐, 클래식의 고향에서 처음 칵테일에서 받았던 감동을 다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