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모피자 - 타자의 피자

이재모피자 - 타자의 피자

확대재생산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현상이 외식업에도 있다면, 아마도 대전의 성심당과 부산의 이재모피자의 인기가 그에 해당될 듯 하다. 미디어를 통해 접한 정보를 기반으로 외식을 하는 경향이 더욱 늘어나며, 몇몇 유명점으로 몰리는 인파는 레거시 미디어 시대보다도 급격히 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특정 요리 자체가 바이럴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재모피자는 본래도 지역 유명점으로 자리잡고 있기는 했지만, 부산을 대표하고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는 대형 피자 가게가 된 것은 썩 근래의 일이다. 그리고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 나는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 지방에도 서울에 필적하는 명점이 있다는 만족감보다는, 이마저도 어쩌면 서울스러운 담론에 휩쓸리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재모피자의 음식으로서의 특징은 간략하게 말해보자면, 지름 대비 눈에 띄게 두꺼우며 수분율이 높지 않은 반죽, 팬피자의 특징 때문에 확연히 느껴지는 기름, 한국식 피자 특유의 토핑 문법과 눈에 띄게 많은 치즈 정도의 인상을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모차렐라 치즈의 비중이 일반 배달 피자보다 강하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이 피자를 호평하는데, 과거 모조치즈 논란에서부터 시작해 여러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TV 광고까지 계속하여 소비자에게 쭉쭉 늘어나는 치즈의 중요성을 강조한 여파가 아닌가 싶다. 한때 온갖 매운 요리에 모차렐라 치즈를 올리는 것이 한국의 유행이 되기도 했지만, 치즈의 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피자는 이재모 외에는 내 정보망 속에서 많지 않다. 배달 앱을 수놓은 수많은 브랜드를 보면, 대형 국제 브랜드나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나 환심을 사로잡을 육류 토핑이나 희한한 양념 따위를 내세우는 경우가 더 자주 보인다. 물론, 이것이 정직하게 비싼 치즈를 잔뜩 얹어주지 않기 위한 술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가 정말로 이에 반응한다면 굳이 다른 업체에서 마케팅 포인트로 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 어쩌면, 넉넉한 치즈에 대한 기호는 이재모피자에서만 발생하는 기호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재모피자에 대한 전국적 열기가, 성심당의 그것이 그렇게 되었듯이, 오리엔탈리즘적 현상으로 본다. 마치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에 의해 성업하는 가게들처럼, 수도권의 인구가 전체의 과반에 필적하는 오늘날 부산 관광객들에게 필요했던 수도권에, 서울에는 없는 현지의 맛이 된 것이다. 돼지국밥이나 밀면처럼 진정한 지역 요리의 다음에는, 익숙한 요리이지만 타자적인 그런 것의 존재가 필요하다. 짬뽕이 그러했고 빵과 과자가 그러했듯.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지 않는 가게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과열은 인식의 왜곡이 아니고서야 이해하기 어렵다.

  • 이 글이 "그렇게 기다릴 맛은 아니다"라는 결론 정도로 이해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러한 문제는 이재모피자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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