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옥 - 꼬리곰탕의 제문제

진주옥 - 꼬리곰탕의 제문제

가격이 오르고 올라 이제 꼬리 토막 한 그릇의 가격이 KRW 31,000이다.
가격이 문제는 아니다. 저렴한 메뉴도 있다. 완성도도 결격은 아니다. 하지만 이 한 그릇을 두고 보면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소꼬리라는 재료가 주인공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섬유가 긴 결합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살과 뼈의 분리가 용이하지 않고 젤라틴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레 녹이듯 장시간 조리하는 방법이 문화권 불문 발달했다. 필리핀의 카레-카레, 스페인의 라보 데 토로, 유럽 전역에 퍼진 흔한 스튜나 한국의 꼬리곰탕에 이르기까지 해석의 방향은 명백하다. 꼬리곰탕의 기원이 되는 「임원십육지」의 소꼬리찜, 「규합총서」의 꼬리곰탕 모두 푹, 무를 정도로 익히라고 지시하고 있으니 우리의 맥락도 다르지 않다.(나는 이런 부류의 해석을 싫어하지만서도)

꼬리곰탕은 그러한 맥락에 더해, 꼬리를 발라내는 데 젓가락은 무력함을 드러내기 때문에 포크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예외적인 한국의 탕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만의 맥락이라면 소 도축이 굉장히 예외적이었던 문화의 영향으로 비교적 가까운 시대까지 있는 자들의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광범위한 분포를 보이고 있는 다양한 탕국에 비해 실제로도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민의 절반 정도가 이 요리에 독특한 선망과 그리움을 느끼는데, 군납용 꼬리곰탕 덕분이다.

분명 군납용 꼬리곰탕은 그곳에서는 좋은 요리이지만 반대로 나는 꼬리 요리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주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꼬리로 낸 국물이 아니다. 살코기를 끓여 얻은 맛과 점도와는 거의 무관한, 사골 비중 높은 국물으로 결합조직 비율이 높은 국거리(양지/브리스킷)과 뼈를 섞은 꼬리 특유의 맛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시중에서 이런 가격을 주고 먹는 꼬리곰탕마저도 이 문제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을 내지 않고 있다. 물론 사골을 끓여내는 수준은 아니고 포크를 동원할 정도로 살이 오른 꼬리는 나름의 만족도를 주지만 진정 꼬리를 먹기 좋은 요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꼬리의 조리 정도는 양보한다 치더라도 결국 이러한 재료의 특수성을 잘 살려서 조리하고 있는가 하면 그다지 그렇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떠마실 수 있을 정도의 점도만을 허용하는 탕국 요리라는 방법 때문인지 재료의 특징이 잘 드러나지 않는데, 그보다도 조리 과정에서 재료를 조미하지 못한 약점이 아프게 들어온다. 장시간의 조리는 취식 불가능한 부위를 가능하게 변환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재료에 조미를 침투시키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꼬리곰탕의 문법에서 꼬리의 조미는 식탁 위에서 다시 일어난다. 향신 역할을 하는 파와 마늘, 그리고 신맛과 짠맛을 더하는 양념장이 어떻게 엉겨붙으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찍는 소스(dip)로 기능하기에는 달라붙지 않아 결국 종지가 무색하게 끼얹는 식으로 사용해야 하는 양념장은 불균형한 조미만을 더할 뿐이며 김치의 엷은 신맛은 짠맛의 짝을 잃어 갈 길 잃은지 오래다.

규합총서니 임원십육지니 늘어놓았지만 현대적인 화구부터 용기까지 그다지 오래되지도 않은 방식으로 지켜야 할 전통 따위에 속한다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적이라 여겨지는 맛의 틀-파와 마늘을 이용한 조미, 쌀밥이 중심이 되는 탄수화물?- 외국의 양식을 따라하는 것만이 방법은 아닐 것이다. 물론 당장은 그런 욕구가 치솟기는 한다. 밀가루로 스튜의 점도를 잡듯이 쌀을 이용할 수 있게 바꾼다면, 공기밥 용기는 이제 역사 속으로 퇴장해야 할 것이다. 괴상한 건강식에서 으레 쓰이는 일단 이상한 뿌리들을 잔뜩 넣고 끓이고 보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스프에 향을 더해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여간 언제까지고 지금 같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