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Lion • Bar de Paris - legendärer Gin Basil Smash




함부르크에서의 3일. 근교를 다녀온 것을 생각하면 48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모든 함부르크의 밤을 이것을 만끽하는데 쏟았다. 바로 진 바질 스매시다.
스매시는 19세기에 흥행했다가 사라졌던 스타일로, 민트 쥴렙과 비슷한 뼈대를 바탕으로 민트를 머들러로 으깨고 셰이크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는 칵테일이다. 역사서에나 존재하는 칵테일로 잊혔다가 다시 이것을 씬에 가져온 것은 1990년대 말 미국의 '칵테일 르네상스' 운동의 성과였다. 그들은 낡은 바텐더 가이드와 레시피북을 찾고, 백여 년 전의 잡지에서 칵테일이 세계화 시대의 낭만을 상징하던 시절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그 결과 현대적으로 재탄생한 것이 데일 드그로프의 위스키 스매시로, 탄생 후에도 여러 버전을 거쳐 지금까지 '네오 클래식'의 한 축을 담당하는 칵테일으로 자리하고 있다.
2008년 7월 10일 외르그 마이어가 민트가 아닌 바질을 잔뜩 으깨어 만든 '진 바질 스매시(a.k.a. 진 페스토)'를 그의 '사자' 바에 선보인 때였다. 칵테일 르네상스와 전적으로 무관해 보이는 독일 최대의 항구도시, 함부르크에서 칵테일 르네상스의 새 장이 펼쳐진 순간이었다. 메이커스 마크가 아닌 진, 그리고 민트로 위스키에 향을 입히는 방식이 아니라 막대한 바질로 스피릿을 뒤덮는 그야말로 전세 역전의 발상이었다. 질식할 것 같은 저질 공산품의 시대에 허브의 향긋함에서 칵테일의 맛을 되찾고자 했던 시도가 한 급진주의자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이다.

르 레온 - 바 드 파리는 테일즈 오브 칵테일 어워즈에서 세계 최고의 신규 바의 수상 영예를 안으며(당시 세계 최고의 바로는 밀크 앤 허니가 지목되었다) 진 바질 스매시는 세계의 칵테일 애호가가 마시는 칵테일의 반열에 올랐다.
페니실린, 포른스타 마티니 등 칵테일 르네상스 시대를 상징하는 여러 칵테일이 있지만, 이 칵테일이 특별한 것은 비영어권에서 탄생한 점, 그리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초창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타고 빠르게 세계화된, 칵테일 세계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초창기의 작품 중 하나라는 점이다. 오늘날에도 르 레온을 가득 매운 것은 지역의 젊은이들이지만(유럽에서도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답게 다들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이 칵테일은 세계를 바꾸었다. 한 예시로, 칵테일 전문 작가인 다루마 마코토(達磨信)는 산토리에서 연재하던 칵테일 소개 기고문 オンドリのしっぽ에서 이 칵테일을 소개하기도 했다.

(위 사진에서는 비피터가 사용되었으나, 시트러스 느낌이 강한 진이 선호된다)
해당 기고문에서 저자가 언급했듯, 이 레시피는 페니실린과 함께 00년대를 상징하는 신세대의 칵테일로 단단히 자리잡았으며 IBA의 공식 레시피에도 등재되어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선명하고 확실한 쾌락이다. 이 작은 바는 내가 살면서 하루에 가장 많은 바질을 사용하는 바였다. 내가 보지 못한 곳들을 포함해도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바질을 넉넉히 넣고 한 팔로는 셰이커를 돌려가며, 다른 팔로는 머들러로 강하게 찧으며 바질을 넉넉히 짜낸다. 진과 레몬즙, 심플 시럽. 셰이크하고 스트레이너로 걸러 따라내고 신선한 바질로 가니시. 바질의 향긋함이 이끄는 달콤함, 시트러스의 균형, 하지만 주스가 아닌 술이어야만 한다. 진의 비터와 알콜 덕에 풍성해진 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함부르크에서 진 바질 스매시를 겪어보지 않았다면, 아직 칵테일 세계에서 당신이 경험해볼 즐거움이 하나 남아 있는 셈이다. 입에서 바질 냄새를 풍겨가며 겹겹이 파인 수로를 지나 옛스러운 구도심과 현대적으로 개축한 건축물이 교차하는 함부르크의 밤을 맞이하라. 붉은 벽돌에 어둠이 드리우기 직전 바다와 교차하는 함부르크의 모습을 목격하는 그 기쁨을 여러분과도 나눌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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