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cini Pastificio Agricolo - Bucatini

Mancini Pastificio Agricolo - Bucatini

좋은 파스타 제조를 위한 비법은 뻔하게 알려져 있다. 일단 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 지형과 기후에 맞게 듀럼 세몰리나의 품종을 선택하고 올바르게 길러야 한다. 일 년에 한 번 수확을 목표로 지긋이 기다리는 농사일이다. 제분은 보통 지나치게 정교하고 효율 좋은, 즉 지나치게 깎는 장비들의 이용을 피하고, 면을 뽑는 기계는 접촉면은 동으로 마감한다. 미세한 단계에서 표면적의 차이가 조리시 맛이 스며드는 정도의 차이를 만든다. 건조 역시 저온에서 느지막히 진행될수록 좋다. 과거에는 빨래마냥 거리에 널어놓는 식으로 건조했지만-그래서 지명에 마카로니가(街)같은 이름이 붙은 곳들이 있다- 지금은 그 방식을 모방하거나, 실내에 환경을 조성하는 식으로 마무리한다. 보통 치릴로라 불리는 방식이 좋은 파스타 건조법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대량생산품으로 유명한 De Cecco도 저온에서 건조한다고 광고를 하지만 실제 건조시간과 회당 건조량은 어마어마한 차이를 지닌다. 건조이되 지나치게 빠르게 마르지 않도록, 체온에서 몇 도 정도 더 높은 정도의 환경에서 20~40+ 시간을 거쳐 천천히 말려 고온, 저습의 환경에서 향을 보존한 파스타가 시장에서 좋은 대접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안정화를 거치면 이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면이 된다.

말로 풀어놓으니 쉽지만 단계별로 고찰하면 쉬운게 없다. 듀럼의 선택부터 난항을 겪는 이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커피와 같은 기호식품에 비해 품종에 대한 투명성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근 십 년 안에 이탈리아의 주요 품종의 재배면적의 판도는 서서히 변해왔다. 현명한 독자들은 이미 다 알고있는 사실이겠지만, LG사의 Antalis가 출시 몇 년 만에 이탈리아 반도를 빠르게 장악했다. 대량 생산을 위한 Iride, 환경 영향을 적게 받고 품질이 꾸준한 Allstar Seeds의 Saragolla등의 재배 면적이 빠르게 Antalis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메이저 품종들의 싸움이 있다면 품질을 따지는 제분소들은 지역 품종을 선호한다. 주로 품질을 따지는 생산지는 남부이다. 아풀리아나 시칠리 등지. 예컨대 시칠리아에는 살아남은 비교적 구시대 품종들이 있다. Perciasacchi나 Russello, Timilia 등은 현대 밀과는 글루텐 함량은 물론 섬세한 풍미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Russello와 같은 종은 질소비료를 쓰지 않는 등 재배의 방식에서도 약간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이외에 듀럼밀 재배면적이 높은 지역에서는 Senatore Cappelli같은 품종도 있고.. 그만큼 듀럼밀의 사정은 복잡하다.

만시니의 파스타는 이러한 지역 밀착형의, 단일품종 밀가루 따위로도 팔리는 것들 대신 최신형 개량종으로 무장했다. 그래서인지 사실 무슨 맛이라고 딱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버터에 후추, 올리브 오일, 때로는 고등어와 같은 생선과도 곁들여 보았고 토마토를 기반으로 한 나폴리식 소스로도 몇 번 해먹었다.

결론적으로 높은 섬유질이 느껴지는 가운데 좋은 곡향을 품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저울로 계량하지만 몇 가닥 더를 얹고 싶게 만든달까. 쌀밥도 마찬가지지만 식사시간 마음을 울리게 하는 향은 다름아닌 구수한 곡물향 아닌가. 3유로짜리 파스타도 이렇게 쓸만한데 18유로에 팔고있는 자체개발 품종의 시그니처는 무슨 맛일까 충동이 마구 당긴다. 가격 대비 훌륭한 퍼포먼스, 뒤쳐지지 않는 완성도. 꾸준한 연구개발과 함꼐라면 북부의 파스타 면도 이렇게 먹을만한 물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