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네 - 똑바르게 가다

마리오네 - 똑바르게 가다

기다리는 인파가 없음을 보고 냉큼 들어가 요기만 하고 떠날 심산이었는데 제대로 걸렸다. 안되는 메뉴를 모두 제외하고 나니 남은게 없어 1번 메뉴를 시켰는데 예상치 못한 행복에 젖어버렸다.

마리오네의 피자의 특징을 짧게 두 가지로 요약보자면 첫째는 빵이다. 카노토 반죽처럼 반죽의 성형, 피자 모양으로 펴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끝부분을 부풀리기 위해 손을 쓴 느낌은 아니지만 마리오네의 빵은 썩 많이 부풀어오른다. 글루텐이 많은 밀가루를 요구하는 나폴리 피자 반죽의 용도를 적절하게 이해하고 있는 가운데, 많이 부풀어오른 반죽 부분(cornicione)의 완전한 조리를 위해 가져가는 프로세스가 빛났다. 적절히 익은 피자를 들어 열원에 근접시켜 한 바퀴 돌리는데, 그 사이에 특별히 더 부풀어오르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표면의 빵맛을 한층 더 끌어내 식사에 큰 만족감을 준다. 잘 부풀어오르고, 표면은 좋은 향기가 나며 속은 마르지 않았으되 잘 익었다. 일상에는 더 바랄 것이 없는 빵이었다.

빵 일주를 가능케한 두 번째 특징은 가니쉬의 합리성이다. 대표 메뉴라고 하면서 피자 비앙카를 내세운다니 자세가 도전적이다. 모두가 마르게리타 전문가인 나라에서?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마리오네의 '가리발디'는 안전띠를 몇 겹으로 둘렀다. 좋은 음식의 형태를 완전히 모방해내 좋은 음식이 된다. 염장육과 치즈가 주는 짠맛, 고루 흩뿌려진 토마토의 단맛과 신맛의 박자는 절묘하다. 무엇 하나가 모자라지 않고 기대할 즈음에 입안으로 들어서니 계속해서 다음 한 입을 갈구하게 되는 흐름이 있다. 굽지 않은 바질은 상태가 썩 나쁘지 않아 푸성귀를 씹는 감각을 느낌과 동시에 특유의 향이 콧잔등을 자극해 음료와 함꼐 완주를 돕는다. 재료의 특이함 따위에 전혀 기대지 않고 완전한 도구적 합리성으로 중무장한, 준비된 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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