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BATZ - 사워도우, 피자, 파리
미국의 사워도우 베이커 댄 피어슨은 이번 상반기 파리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물론 이런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의 슈퍼스타. Le Rigamole의 단골로 가게가 휴업할 때 그곳에서 사워도우 피자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던 그는 자신만의 사워도우 피자를 내는 가게를 내기에 이르렀다. 피자이올로로 변신한 제빵사 댄 피어슨은 사워도우를 위해 파리로 이주했을 만큼 사워도우에 미친 인물이니, 당연히 그의 피자도 사워도우에 대한 사랑을 담았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나폴리식 피자는 비가를 사용하므로 애초에 사워도우 피자와 나폴리식 피자의 구분이 가능한가 의문이 들지만, 그가 굳이 나폴리식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사워도우 피자를 만들겠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스타일의 전형을 상징하는 마르게리타를 먼저 이야기해보자. 엄청난 속도로 구워내는 이 파이는 르뱅과 비가의 차이를 드러낸다던지, 르뱅으로 비가 반죽(전형적 나폴리식)을 모사한다던지 하는 덧없는 꿈이 아닌 한 제빵사의 피자 그 자체에 대한 기억을 그려낸 듯하다. 훔쳐본 주방에서는 쉽게 3단짜리 피자 오븐, 피자마스터 932를 찾아볼 수 있는데(오븐의 온도가 화씨 932도까지 올라가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구워지다 못해 빠르게 메마르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오븐에 힘입어 반죽은 불규칙하고 큰 표범 무늬는 저지의 Razza를 생각나게 하지만, 수분감은 분명 그런 네오 나폴리탄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이쯤에서 댄 피어슨이 댄 리처와 같은 댄이라는 사실, 그리고 미국 출신이라는 사실은 잊도록 하자. 그렇다면 무엇이 남는가? 압도적인 치즈 무게로 찍어 누르는 미국식 이탈리아 피자의 도우라고 생각하면 즐거운 지점도 있었지만, 충실한 나폴리의 토핑 문법을 따를 때 나폴리적인 아름다움-반죽의 부드러움, 가벼운 느낌의 빵 구운 향-을 생각하면 과연 굳이 이 피자여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멋드러지게 구운 반죽은 나름 힘있게 솟아 올랐지만 갈라질 때의 재미는 모자랐고, 테두리 부분은 피자 도우와 빵의 껍질 사이의 어딘가를 오가고 있었다. 표면적을 최대한 넓히는 플랫브레드는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스타일부터 베르베르 스타일까지 푹신함을 잃지 않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은 지나치게 북쪽의 둥그런 빵의 껍질을 꿈꾸는 피자였다.
반죽의 장점은 육식미가 본격적으로 돋보였던 자유로운 스타일에서 드러난다. 한 사람이 세 쪽보다 많이 먹길 바라지 않는 듯 맛을 촘촘히 밀어넣은 파이에서는 감싸쥐지 않고 입안에서 제 주장을 하는 모서리가 사랑스러울 때도 있다.
Oobatz. 그 이름처럼 "돌아버린" 피자를 찾는 여정에는 실패했다고 해야겠지만, 그런 경험만은 가지고 갈 수 있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손님,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 피자 한 쪽에 오고가는 농담, 피자 가게의 자리 하나를 두고 마주하는 즐거움, 안타까움, 때로는 스트레스까지. 여러모로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르고 있었고, 나는 그 오븐만큼은 조금 덜 달아올라도 괜찮았으리라 생각했다(아니면 반죽에 조금의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