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즈 - 기본과 기본 없음

라바즈 - 기본과 기본 없음

일 주일에 샵 오픈이 2일이었나? 이러한 영업 방침은 본지의 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에 방문과 감상에도 불구하고 리뷰 게시만큼은 미뤄왔다. 그러나 이제는 더 미루기에는 서울에서 지나치게 중요한 플레이어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그 영업 방식을 포함하여 간단한 글을 작성하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소매를 주력으로 하는 제과점보다는 수업용 스튜디오에 가까운 매장으로 덕분에 위치 또한 그러한 점을 적극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파티세리 가루 하루」나 「빠 아 빠」, 「우나스」 「르와지르」까지 포함해 이런 류의 학원들이 전부 소매점을 폐점한 뒤 대중 소비자에게는 얼씬도 하지 않고 클래스만 돌리고 있지만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주 매장을 열어 소매점으로서 기능을 겸비하고 있는 라바즈는 아주 존중할 가치가 있는, 그리고 주목할 가치가 있는 소매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빠 아 빠의 경우 최근 다시 매장을 개점했다. 예전 서초동 그곳은 아니지만).

이러한 세태 자체에는 불만을 느낀다. 파리나 런던의 유명 셰프들이 마스터클래스니 에꼴 어쩌고니 수업을 파는 것은 있는 일이고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는 당연히 음식을 먹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이다. 나는 기본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요리사와 투자자의 주머니에는 무엇이 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소비자 앞에서 성공하는 것은 모든 비즈니스의 선결조건이다. 셰프가 셰프, 명장이 명장인 이유는 바로 그 고객을 만족시켰기 때문이 아닌가? 물론 소매는 커녕 도매조차 손대지 않는 컨설턴트들도 있으나, 그 컨설턴트들의 명성 또한 다시 소매점의 성공, 혹은 과거 제품 판매의 성공의 경력으로부터 올 뿐이다. 제과, 제빵에 있어 좋은 제품 한 두가지를 설계하는 것만큼이나 그것을 꾸준히, 일정하게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은 중요한 능력인데 서울은 유명한 제과사일수록 일반 소비자들과는 거리를 두는 이상한 세태가 계속되고 있다. 막말로 소비자에게는 이렇게 몇 년도 버티지 못하고 폐점한 파티셰들보다 지금 거리 어딘가에서 버티고 있는 곳들이 더 훌륭하고 더 셰프이다. 어쩌다 한 번 여는 팝업? 제과 팬덤의 불행한 내부거래에 지나지 않는다. 발주량을 계산하고 만든 극소량 생산품은 잘 나와도 무의미하고 그것마저 못 만든다면 절망적일 뿐이다. 우탱의 Once Upon A Time in Shaolin이 얼마나 좋은 앨범인지가 무슨 소용인가? 들리지 않는 음악, 볼 수 없는 그림. 맛볼 수 없는 제과는 더욱 그렇다. 매장 운영을 하지 않는 제과는 나에게 그렇게 보인다.

하여간, 라 바즈는 어쨌거나 약속한 이틀만큼은 꾸준히 개점하고 있고 어느 요일에 느지막히 발걸음을 옮겨도 대부분의 제품을 재고로 만나볼 수 있다. 적어도 이 영업일만큼은 허투루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말에만 제과를 찾아 나서는 제과 여행객들의 일상 정도는 함께할 수 있다. 영업 환경을 고려했을때 개별 제품을 상세히 나열하면서 점수 따위를 매길 생각은 없고, 인상은 '좋은 크림의 밀도와 좋은 오븐 온도' 정도로 축약된다. 표면의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은 휘낭시에는 그만큼 표면에서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캐러멜 향의 힌트와 푀이타주 반죽의 좋은 밀도, 즉 충분히 얇고 잘 구운 느낌이 주는 즐거움을 지닌 플랑은 일정한 수준의 완성도를 지녔다. 전반적으로 기본이 훌륭한 제과들이지만 완전히 일상적인 레시피를 추구하고 있어 감상은 다소 혼란스럽다. 그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정한 컨셉트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이틀을 개점하고, 포장한다고 해도 냉장고에서 하루나 이틀 내지 섭취가 강요되는 상황에서 이곳의 제과는 일상에는 절대로 자리할 수 없다. 작은 타르트의 가격(KRW 8500)이 비교군에 빗대어 훌륭해 보이지만 플랑 또한 같은 가격이라는 점은 나를 고민케 만든다. 극단적으로는 2유로에 팔 수도 있고(시릴 리냑이 이정도 받는다) 적어도 작게 판매한다면 그에 맞는 제형을 새로 고민해볼 수 있는데(파리 얀 쿠브레의 경우) N등분한 플랑의 현재 위치는 커스터드의 좋은 향기에도 불구하고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결론적으로 라 바즈는 일견 성공적이지만, 지나치게 현명한 방식으로 서울의 제과 시장을 진단하고 있어 나를 고민하게 만드는 플레이어다. 밀어야 할 반죽을 잘 밀고 구워야 할 과자를 잘 굽는게 잘 안되는 서울의 현실에서 어설프게 위대한 셰프들의 맛을 훔치는 대신 바로 그 작업들을 함으로서 빠르게 입지를 굳혔다. 넉넉한 재고와 현명하게 준비된 포장 용기로부터 적어도 소매점으로서의 기능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의지 또한 읽힌다. 가장 중요한 제품 또한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세간의 평가처럼 위대한 셰프, 뭐 이런 멘트를 붙이는 것은 여전히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홀 관리, 음료 제공 등 공간을 운영하지 않아도 되는, 그리고 이틀만 운영, 2층으로 올라가 대부분의 워크인까지 털어내는 등 현재의 운영은 굉장히 아슬아슬한 환경에서 지속되고 있을 뿐이다. 기본 레시피의 품질에 집중하는 종류들을 제외하면 타르트링 위의 안전한 제품들인 가운데, 라 바즈는 현재의 기준에서는 이러한 모든 요건에 불구하고 서울에서는 유의미한 매장이고 제과를 먹는 상황에서 자주 선택할 이유마저 있는 훌륭한 가게이다. 그러나 서울의 열악한 환경, 자신만의 사고와 기본적인 이해와 기술 없이 제과학교 수준의 제품들이 뒤덮인 현실에서만 그렇게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근본적 한계를 지닌다. 제과는 근본적으로 조수들을 통해 생산량을 몇십, 몇백 곱절로 늘릴 수 있는 팝 아트에 가깝지, 셰프 드 퀴진이 일일히 관능검사를 거쳐 출품해야만 하는 레스토랑 플레이트 위의 요리가 아니다. 라바즈는 이러한 점에서 기본 없는 기본이다. 그러나 두 가지의 기본 중 하나만 갖추어도 지금은 기본이 아니라 독특함까지 지니게 되는 현실이 라바즈를 지탱하고 있다. 적어도 그러한 현실이 지속되는 동안, 가짜 피에르 에르메와 공존하는 동안 라바즈는 몇 번이고 다시 선택할만한 선택지이다. 물론 금요일과 토요일이 한가한 사람에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