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설명서 22.06.02

DINESSER.COM의 글에 관한 사용설명서 및 윤리 강령
INSTRUCTION & CODE OF ETHICS FOR DINESSER.COM
  1. 저는 본질적으로 비평으로서 글을 씁니다:
    비평이 무엇입니까? 비평은 단지 길고 그럴싸한 글이 아닙니다. 비평은 그 스스로를 토론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며, 설득하고자 하는 작업이며,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일입니다. 이는 나아가 의견과 생각들이 공공적으로 오가는 중의 일부로 남을 것입니다. 1 그러나 이것이 단지 이야기로만 남을 뿐이라면, 그것은 더 이상 의미있는 비평이 아닙니다.
    적어도 이 글을 게시하는 지금까지, 이곳에서의 비평은 동시대적인 비평을 지향합니다. 동시대적인 비평의 역할은 상징들을 정치와 재연결하고, 억압된 필요와 관심, 욕망들이 그것들을 집단적인 정치적 동력으로 뭉쳐내는 문화적 형태를 형성하는 과정의 담론과 실행에 참여함으로써 (그릇된) 지배질서에 저항하는 데 있습니다.2 저는 글을 통해 현재 식생활 주변에 존재하는 위기와 긴장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마주하는 것이 바로잡기 위한 길을 향한 첫걸음이 되어줄 것입니다.
  2. 저는 식문화를 문화로 가꾸기 위한 글을 씁니다.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결과물로서 받아들여지는 무언가, 인간을 초월한 무언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감추어진 것을 밝히고, 의심에서 이해로, 논쟁에서 공감으로 이어지는 문화를 가꾸고자 글을 씁니다.
  3. 저는 글의 독립과 명예를, 독자의 신뢰와 존경을 추구하는 글을 씁니다.
    현재 서울의 식문화 비평에는 직업윤리가 없습니다. 이해관계가 얽혀 오염된 칭찬에 부끄러움이 없으며 명예를 싸구려 대가와 교환합니다. 저는 그것에 반대하여 다음과 같은 규칙을 스스로 만들고 지킵니다:
    (1) 저는 글을 쓰는데 있어 어떠한 대가를 받지 않습니다. 만일, 대가를 받기 시작할 경우, 즉 제가 직업인으로서 글을 쓰는 경우에는 사전에 반드시 그에 대해 고지하겠습니다.
    (2) 저는 특별한 대우, 할인, 혹은 접근 등의 이익과 글을 교환하지 않습니다. "상품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다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의 주장을 부정합니다. 저는 식사의 전부 내지 상당 부분을 제공받지 않으며, 불가피한 이유로 제공받은 경우 그에 대해서는 글을 게시하지 않습니다.
    (3) 저는 상업적 목적의 행사 또는 상품, 인물 등에 대한 광고를 받지 않으며, 식음료 분야에 글쓰기 이외의 방식으로 종사하지 않습니다.
    (4) 저는 서비스로 제공된 요리나 샘플 등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단, 거절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경우 등 불가피하게 별도의 상품 등을 제공받았을 경우, 그는 평가의 대상에서 제외하여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단, 정도가 상당한 수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를 수령하지 않을 것이며, 수령한 경우 반드시 가능한 빠르게 반환하겠습니다.
    (5) 글쓰는 과정에서 인물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경우, 그러한 인물과의 관계에 대해 알려야 할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미리 밝혀질 것입니다. 또한, 저는 본 사이트의 운영 과정에 있어 글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 글의 배경이 되는 경험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 등이 포함되었을 경우, 그것은 반드시 미리 밝혀질 것입니다.
    (7) 저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혜택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글 또는 당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를 위해 레스토랑 등 방문시 사전에 글을 쓴다는 점을 밝히지 않을 것입니다.
  4. 사진은 필요한 만큼, 그러나 최대한 빨리 찍습니다.
    오늘날 식탁 위에서의 사진 촬영은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3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지나는 시간동안 음식은 고통받고 요리사는 슬픔에 잠깁니다. 오늘날 사진은 글의 이해를 돕고 신뢰를 부여하지만 저는 그것에 가능한 적은 시간만을 투자하고자 합니다. 최대한 빨리, 필요한 최소한으로, 불필요한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선에서만 이미지를 필름에 담고자 합니다.
  5. 저는 사이트에 댓글 기능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인터넷 게시글에 있어서, 특히 그 주제가 논쟁적인 것을 다루는 경우 댓글은 본문을 흐리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댓글에 형성되는 여론이나 댓글 자체의 품질이 본문의 이해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등 또한 존재합니다.4 저는 오늘날 적게 읽고 많이 논쟁하는 인터넷 속에서 글을 곱씹을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추구합니다. 독자와의 소통에 있어 장애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댓글 하나를 남기고 타인의 반응을 살피기 전에 제 글이 독자의 마음 속에서 곱씹을 대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의 정확성, 투명성, 공정성 및 기타 글의 내용에 대해 독자의 의문이 있는 경우, administrator@dinesser.com 또는 인스타그램 ID @din.esser로 문의를 부탁드립니다.
  6. 저는 취재해야 하는 것을 취재합니다. 호기심에 영합하지 않습니다. 설사 남들이 그렇게 하더라도.
    물론, 독자의 알고자 하는 열정과 저자의 말하고자 하는 열정이 만나는 공간이 글이라는 점에서, 독자의 관심은 일정 부분 저에게도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무관한 것들, 또는 논하는 데 있어 해로운 것들을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 규정은 SPJ의 윤리강령에서 따왔습니다.5
  7. 저는 식문화의 평등을 지향합니다.
    식음료 산업은 때때로 특정한 사람들의 전유물, 혹은 계급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오늘날 궁중 요리를 들먹이는 한식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저는 요리 문화에 있어서, 또 그 재료가 되는 것들과 그것을 맛보는 독자들 모두는 평등한 존재라고 주장하는 글을 씁니다. elBulli의 테제 3번, 모든 식재료는 가격과 무관하게 미식에 있어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6는 문장은 비평의 핵심이 될 것이며, 합리적 이유 없이 우열을 논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모든 독자들이 궁극적으로 글과 맛보기의 경험의 교차와 결합을 통해 생각을 넓힐 수 있는 글을 지향합니다. 많은 레스토랑 리뷰들이 결론적으로 값비싼 식사를 즐기는 스스로를 전시하는 도구로 전락해온 현실 속에서, 먹는 행위를 고루 다루고, 또 평등하게 다루겠습니다.

최종 수정일 2021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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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ohendahl, P. U. (2016). Institution of criticism. Cornell University Press. p. 52.
2: Eagleton, T. (2005). The function of criticism. Verso. p. 123.
3: 대표적으로 사진 촬영에 일정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보는 셰프로는 Daniel Boulud , 완전히 금지하고자 한 셰프로는 David Chang 등이 있습니다.
4: 양혜승. (2008). 인터넷 뉴스 댓글의 견해와 품질이 독자들의 이슈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 한국언론학보, 52(2), 254-281.
5: Avoid pandering to lurid curiostiy, even if others do., https://www.spj.org/ethicscode.asp
6: Todos los productos tienen el mismo valor gastronómico, independientemente de su precio. https://elbullifoundation.com/nuestra-cocina-23-pun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