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Houston Chronicle의 Burger Friday
We know too little about food, especially burgers.
블로그 플랫폼을 설치하며 일차적으로 목표한 일은 해외의 "외식 비평/평론" 문화를 소개하고, 나의 글 안에 그러한 맥락을 녹여내는 일이었다. 비평의 궁극적 목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독해하고, 가려진 것들을 밝혀내는 일이지만 일단은 문법에 대한 예행연습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햄버거라는 요리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햄버거의 고장, 햄버거의 격전지인 미주 대륙에서 햄버거가 현재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일부를 소개함으로서 감을 좀 잡아보고자 한다.
당연히,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매체는 yelp 또는 Google Maps의 리뷰 등의, 독자와 필자를 구분하지 않는 소비자 리뷰 사이트들일 것이다. 또한 순위를 매기거나 리스트를 만드는, 이를테면 BuzzFeed식의 단순한 소개에 집중하는 매체들 또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고집스럽게도 고정적인 필자가, 단 하나의 햄버거에 대해 고챁하는 글을 연재하는 곳이 여전히 있다면 그 중 한 곳이 텍사스의 지역지 Houston Chronicle이다. 2002년부터 휴스턴 크로니클에 기고하고 있는 저자, Alison Cook의 "Burger Friday"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앨리슨 쿡은 글을 쓴지 2년 만인 2004년 레스토랑 리뷰 및 미평으로 제임스 비어드 상의 저널리즘 부문을 수상한 베테랑 저자이다. 대부분의 그녀의 글은 식생활에 대한 취재 및 레스토랑 리뷰이나, 2017년부터 햄버거를 주제로 한 금요 연재, Burger Friday를 시작했다. 그녀가 이 연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텍사스의 다른 신문에서 유명 햄버거집을 높은 순위로 추천한 뒤 그 햄버거의 맛없음에 충격을 받은 것이 직접적인 계기로 보인다. 그곳은 본래도 유명한 곳이지만 유명세에 기댄 추천에 극심한 고통을 느낀 그녀가 "맛있는 햄버거는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그때 종종 구성이 바뀌지만, 리뷰는 다음과 같은 구성을 취한다.
가격price: 말 그대로 가격이다. 햄버거에 음료 또는 사이드, 가끔은 사이드에 음료까지 모두 추가해서 한 끼를 먹는 가격이다.
주문ordering: 햄버거를 먹기까지의 과정이 경험에 포함된다. 테이블의 구조와 주문을 받는 방식 등을 포함한다. 키오스크를 이용하는지 점원이 직접 주문을 받는지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구조architecture: 햄버거를 미분하여 묘사한다. 가장 먼저 샐러드 야채salad stuff가 어느 위치인지를 확인하며, 번이 어떤 것인지 확인한다. 그 다음 토마토와 피클, 소스 등의 분포와 패티를 논한다. 소스 등을 사용하는 데서 특별한 점이 있다면 기술한다.
품질quality: 맛의 경험과 특징, 그리고 전반적인 수준에 대해 논한다. 항상 비슷한 구정의 치즈버거만을 먹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버거의 구성에서 제작자가 추구하는 맛의 목표에 빗대어 그 성취를 평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평가에 중요한 변수가 있는 경우 그것이 어떻게 경험에 작용하는지에 대해 한 문단 정도를 할애하는 편이다.
OOZE RATING: 버거가 가지고 있는 수분감이 적당한지를 논한다. 과해서 먹는 도중 액체가 줄줄 흐르거나, 지나치게 건조해서 목이 막히는 경우는 NG다.
가치value: 이 버거를 먹는 가치가 있다면. 생략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제는 쓰지 않는 듯 하다.
문자 등급letter grade: 경험의 총평을 점수로 논한다.
가점 요소/감점 요소plus point/bonus point/minus point: 평가의 이유가 자리하는 곳이다. 공간, 밀크셰이크, 감자 튀김의 상태, 야채가 썰린 두께, 패티의 지방 비율 등등 버거의 경험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이 등장할 수 있다. 경험에 있어 훌륭한 부분이 많다면 bonus point가 주로 등장하며, 개선이 가능한 지점이 많으면 minus point, 병렬되는 경우도 있다.
지역적 특징local point: 버거가 존재하는 문화적 배경을 공간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오피스타운 근처인지, 남미 출신 이민자들의 사랑방인지부터 시작하여 버거를 먹는 공간적 경험이 어떤지를 묘사한다.
이런 식으로 구성된 그녀의 주간 보고서는 단순히 이번 주 주말 어떤 햄버거를 먹을지를 도와주기 위한 금요일의 연재의 역할이 첫째이지만, 빵과 빵 사이의 위대함을 다시게끔 느끼게 만든다.
완전히 복제하는 것은 무의미하겠지만, 이러한 글의 형식을 소개함으로서 앞으로 햄버거를 대할 수 있는 우리의 시각을 조금 더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