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lip - 2025년 겨울
런던에서 만나 한국에 돌아왔던 두 요리사가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 개업한 레스토랑, 솔잎은 내가 런던으로 향하게 된 직접적 동기 중 하나이다. 평소와 달리 두괄식으로 글을 담자면, 나는 이 주방의 요리에서 상당히 강한 인상을 받았고, 이곳이 한국은 물론 런던의 식문화까지 풍성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진 공간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것을 여러분에게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전하고자 한다.
방문 전
Sollip의 예약은 웹사이트를 통해 가능하며,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사용한다. 방문 전 별도의 확인 전화는 없다.
요리



성게소를 올린 김 컵, 쇠고기 타르타르, 감태 타르틀렛. 시각적인 구성만 보면, 이토록 따분한 구성이 있겠는가? 한국에서 한식 파인 다이닝-과거에 우리는 이것을 모던 한식이라 일컬었다-이라고 내세우는 식당이라면 으레 볼 수 있는 요리들 아닌가!
하지만 어쩌면 그러한 우려를 의도적으로 불러일으키고 불식시키는 유희를 즐기는 듯, 기표와 인식의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김 컵은 강한 유자향으로 노리마키를 본뜬 유사한 요리들과 선을 긋고, 자체로도 김의 질감에서 다분한 의도가 느껴진다. 쇠고기 타르타르는 '타르타르와 육회~'라는 더욱 따분한 주제를 내보내다니, 실망부터 다가오지만, 타르타르에서 솔솔 올라오는 약고추장의 그리운 향기가 새로움을 선사한다. 이런 레벨의 한식에서 가장 기피되는 재료가 고추장이다. 오죽하면 디저트에는 등장해도 강한 자극으로 인해 기피되는데, 장떡을 떠올리게 만드는 약고추장의 은은한 뒷향이 시작부터 자태를 드러낸다. 그렇다면 감태 타르트는? 치즈를 사용한 강렬한 영국적 터치가 이를 이어받는다. 흔한 감태 요리가 아니라, 영국에서만 할 수 있는 그런 요리로 승화한다. 치즈의 풍성한 지방과 짠맛의 균형을 잡기 위한 해조류. 세 요리는 모두 외형적으로는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듯 하지만,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방향성을 띄고 있다. 어떤 것은 요리사의 추억에서, 또 어떤 것은 영국의 환경에서 온 것으로, 시작과 동시에 다채로운 가능성을 선보이는 점이 큰 기대를 불러온다.

한 호흡 가다듬는 역할의 만두는 이곳의 요리 중에 가장 절제된 미학을 가진 요리라고 하겠다. 표고, 그물버섯, 트러플까지 버섯으로 쌓아내는 감칠맛에 편안한 설정으로 가라앉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전형적이지 않은 재료로 만든 타르트 타탱이라면 역시 모수의 우엉 타르트 타탱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 요리가 과연 그것의 모사품일까? 앞선 흐름에서 보았듯이, 전혀 그렇지 않다. 수비즈(*모든 독자가 잘 아시겠지만 - 베샤멜에 양파를 넣어 만든 소스 또는 쌀으로 걸쭉하게 만든 양파 퓌레 등)가 품은 양파의 화사한 단맛과 마늘의 알싸함, 잘 조린 무를 떠올리게 하는 타르트 타탱은 다분히 한국적인 맥락을 지닌 채소들의 고유한 매력을 이색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생선조림이나 야채 육수로 끓여낸 찌개에서 느낄 법한 여러 여러 채소의 인상을 타르트와 크림의 질감 속에서 선명하게 살린다. 재료가 가진 맛을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형태를 자유롭게 변주한다는, 현대 요리가 꿈꾸는 방향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치와 열정이 동시에 돋보이는, 요리사의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는 요리

태워 먹는 칼솟에서 강한 영감을 얻은 듯한 이 요리는 강렬한 지중해, 정확히는 스페인향을 드러내는데, 이곳의 요리가 한국이나 한식의 뿌리에 집착하기보다는, 국제도시인 런던의 맥락에 녹아들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훌륭한 와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Zind-Humbrecht의 2000 빈티지. 매운맛과 결코 부족하지 않은 염도를 가진 생선에 맞춰내는, 드라이하게 익은 오세루아 블렌드. 야채가 가진 매콤함과 단맛을 모두 멋지게 이어받는다.

여러 단계의 깨와 그 깨를 짠 기름으로 마무리한 도토리 국수. 도토리 국수! 역시 다시 도토리 국수의 명가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도 그 통념은 산산히 깨진다. 짜낸 기름의 고소함부터 깨를 씹을 때 다가오는 고소함으로 차분하면서도 쾌락적인 요리를 빚어낸다. 한국에도 들기름을 잔뜩 뿌려먹는 막국수 같은 요리가 있지만, 방향이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양고기는 된장 글레이즈가 들어가지만, 완전히 영국적인 요리인데, 이유는 아래 컨디먼트와 함께 이야기하자.


'스윗-사워'를 모티프로 만든 이 밥은 해기스 특유의 향신료에 가지의 단맛을 더해 중화와 영국 그 사이 어딘가를 바라보는 듯 하면서도 결코 낯설지 않은 인상을 준다. 반면 양고기 요리에서는 엄청난 낯섦을 느끼는데, 바로 양고기의 진한 맛이 그렇다. 호주산 냉장 양고기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는 어려운, 진한 지방과 살의 맛, 연한 질감을 세밀하게 살려냈다. 마치 블루 치즈 같은 가운데의 양젖 소스는 강렬함에 방점을 찍는다.


포멜로로 담은 청으로 떠낸 아이스크림 크넬보다, 뒤의 검은 디저트가 충격으로 다가왔다. 서리태를 바탕으로 삼아 바닐라와 브리오슈를 담아내는데 여러 층위의 검정색(서리태-태운 바닐라-숯)이 여러 층위의 단맛(가보트-아이스크림-팽 페르뒤)으로 매끄럽게 이어진다. 반타 블랙이 탄생한 나라를 가리키듯, 디저트에게는 통상 허용되지 않는 검정을 켜켜이 쌓아 우리에게 익숙한, 노랗고 흰 단맛을 선사한다.

마들렌에서 마주하는 약간의 신맛이 우리를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한다.
총평: 의도적으로 글이 다소 흐릿하게 쓰인 바 있는데, 이곳의 요리가 가진 wow-factor는 직접 마주하여 즐길 가치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으로부터, 런던으로부터 한식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지만, 현재에도 과거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나아가는 프리 재즈 같은 요리를 선보인다. 내가 레스토랑을 떠날 때 떠오른 단어는, '이단아'이다. 이런 요리를 한국에서 한다면, 이단아 취급을 받지 않을까. 들깨나 약고추장과 같은 재료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만, 궁중이나 반가의 전통도, 북유럽의 최신 트렌드도 없이 자신들만의 맥락 속에 자리한다. 한국에서 온 재료의 사용은 제한적이고, 대신 이역만리 타국에서 비로소 맛볼 수 있는 위대한 재료들의 강점을 숨김 없이 취한다. 서양 요리의 형식에는 한국적인 맛을 숨기고,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시각적 신호 속에는 서양적인 멋을 더한다. 굳이 어느 요리에도 솔잎을 얹어내는 퍼포머스를 하지 않는 것까지, 현실 속에서 그들은 거의 완전히 자유롭고, 완전히 즐거운 요리를 추구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이곳을 해외 우수 한식당으로 지정했지만, 한식당이라는 분류로 이들의 진보를 묶을 수 없다. 비프 타르타르, 무 타르트 타탱, 여러 디저트와 같은 뼈대가 되는 요리는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요리에 대한 도전도 거듭된다. 단백질을 다루는 감각은 날카롭고, 그 위에 얹어내는 향과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깊다. 이 자리를 빌어 두 부부에게 전하지 못한 찬사를 보낸다.
분위기: 낮은 조도와 노랗게 보이는 색온도가 빚어내는 아늑함, 다만 다소 좁은 간격이 차차 압력으로 다가온다. 빽빽하게 돌아가는 서비스가 마치 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서비스: 기본적으로는 전문적인 태도가 몸에 베어있지만(누차 말하듯, 이는 단순히 스스로를 열심히 낮추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의 압박과 함께 서서히 무너지는 점이 안타깝다. 오너셰프 레스토랑이라는 점을 이해해도, 어느 지점에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가령 이런 것. Set에서 Drop이 되는 순간이 있다.
음료: Keeling Andrew의 이름값이 돋보이는 진취적인 구성. 취향과 구성이 분명하니 탐색하는 재미가 있다.
가격: 점심 GBP 78, 저녁 GBP 152의 단일 메뉴. 음료 포함 저녁 기준 1인 GBP 250~300 권장.

- (+44) 207-378-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