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Ganzenest - 2025년 여름
우스운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프랑스가 아닌 곳에서도 프랑스 요리를 찾는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지중해의 전통이 강한 지역에서는 그 빈도가 확실히 줄어들지만, 북해 주변의 저지대나 스칸디나비아 등 지역에서는 분명 프랑스 요리의 자리가 있다. 네덜란드도 그렇다. 흔히 머리째 먹는 청어 따위로 대표되는 맛없는 국가라는 인식이 있지만, 네덜란드에는 네덜란드식 프랑스 요리, 아니면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네덜란드 요리가 있다. 앞으로 그런 요리들을 몇 소개해보고자 한다.
방문 전에
't Ganzenest의 예약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가능하다. 경치가 굉장히 좋은 물가를 따라 위치해 있기 때문에, 차량보다는 인근에 여유 있게 도착해서 자전거나 도보로 길을 따라 풍경을 만끽할 것을 권한다.
요리
이곳의 요리는 프레스티지 메뉴, 레스토랑의 이름을 건 메뉴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차례 방문을 통해 두 가지를 모두 맛보았다.

코스에 앞서 간단한 와인 안주를 단품으로 여러가지 주문할 수 있는데, 나는 비터발렌이 있는 곳이라면 꼭 먹어보는 편이므로 이곳에서도 비터발렌을 선택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안주 중 하나인 비터발렌. 결과적으로 만날 수 있는 비터발렌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섬세한 비터발렌이었다. 흔히 저렴한 비터발렌은 크로켓이랑 무슨 차이가 있느냐 수준에, 냉동품이나 관광지의 간식으로 널리 퍼져 있어 지명도에 비해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의 비터발렌은 프랑스의 퓌 렌즈콩으로 질감을 빚어내 굵은 입자의 촉감과 양파가 아닌 콩을 사용해 넉넉한 지방 느낌을 살렸다. 약간의 단맛이 마치 불고기를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9유로에 4조각, 비터발렌답지 않은 대우라고 할 수 있지만, 네 개로 충분한 요리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빛난다.





독일에서도, 네덜란드에서도 일본이나 중화 요리의 재료가 유입되면서 어쩌면 그들의 전형적 맥락에서는 이탈한, 그런 발상이 돋보이는 것이 좌상단 작은 요리 중 김을 올린 참치 코르네와 오른쪽의 장어 타르트이다(따로 한 장의 사진을 뺀 것은 청어). 청어는 과연 청어의 고장다운 좋은 훈연향과 진한 살맛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부각과 꽃으로 감싸내지 않아도 좋았을 정도로. 아몬드 비중이 높은 파트 수크레에서 장어의 지방으로 이어지는 타르트의 흐름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보다, 내 생각에 이 공간에서 훨씬 중요한 것은, 세 종류의 버터이다. 왼쪽부터 염소젖으로 만든 버터, 그것에 정어리와 홀스래디시를 섞은 것, 마지막이 우리가 아는 통상적인 버터. 염소 버터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 진한 풍미가 아주 인상적인 절품이다. 살짝 비치는 단면에서부터 보이는 껍질 두툼한 시골 빵과 진한 맛의 버터로 과연 흥미진진한 시작이다. 올리브오일도 풀향이 좋지만 북해를 바라보는 땅에서 버터의 위대함이 압도한다.

단맛과 신맛이 교차하는 찬 요리의 교과서적인 배합이라 할 수 있는 랑구스틴과 시트러스인데, 특기할 점은 저 튀일이다. 먼저 선명한 짠맛과 치감이 시작을 알리고, 뒤이어 부드러운 랑구스틴과 크림으로 이어지는 설정인데, 레몬에서 라임, 칼라만시로 이어지는 레이어가 눈에 띈다. 다만 첫 튀일 이후 이어지는 질감이 다소 평면적인 측면이 있다.

촉수는 올리브를 강하게 사용해 지중해 뉘앙스를 드러내는데, 올리브와 토마토의 진한 감칠맛과는 별개로 지방이 살짝 빠져나가는 정도의 익힘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바삭함을 덧대는 방식이나 가니시의 사용에서는 앞선 요리와 유사한 문법이 겹쳐 보인다.

보이는 대로의 감자 요리. 차이브와 샹트렐, 여름 트러플까지 감자-버터의 전형적인 짝들을 향을 우선하여 질감을 물리적으로 변형하는 병식으로 제한적으로 가공하여 내면서, 마지막에 살짝 그을린 향으로 마무리한다. 여름 감자와 여러 컨디먼트라는 주제의식이 선명하고, 아래의 노른자는 에르베 디스와 가니에르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이어받고 있었다. 다만 야채의 아삭거림이 이 접시에서는 질감이라기보다는 불협화음으로 다가온다.

'와규 만두'. 영락없는 중화풍 요리이지만, 유럽적 감각을 더하는 것이 바로 코앵트로 뉘앙스의 오렌지이다. 우리는 간장풍의 요리에 시트러스를 꺼리지만, 그들은 기꺼이 한다.

하지만 훨씬 인상이 깊은 것은 양갈비. 지방층이 붙은 부위와 룰라드를 따로 내고, 가지와 토마토를 냈는데 살의 취급이 실로 놀라웠다. 주키니와 가지가 가진 여름의 단맛, 고기의 진한 맛과 어울리고, 파슬리와 와인이 입을 달랜다.






블루 치즈는 네덜란드가 아닌 영국의 스틸턴. 컨디먼트가 썩 눈에 띄는데, 가장 좌측 만다린 크넬에 약간의 매운맛을 지녀 새로운 자극을 선사하고, 빵에는 커민을 넣는 등 강한 치즈에 맞서는 특색이 돋보인다. 디저트의 경우, 여름 노지 딸기의 신맛을 배제하지 않고 만든 전형적인 유럽적 감각이었는데, 곧 녹아내리는 아슬아슬한 질감 속 바닐라를 올바르게 우려낸 우측의 아이스크림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만발하는 마다가스카르의 꽃!

또 다른 코스를 맛보기 위해 실내에 자리한 날.


위의 전채를 다르게 변주한 것.

랍스터는 살을 갈아 비스큐와 함께 무스로 만들고, 가운데는 비네그렛과 EVOO. 이런 형태의 요리가 그렇듯 압력 덕분에 상당히 무스의 질감이 뭉치는데 사실 갈아낸 랍스터의 살은 그처럼 맛이 진하지 않다. 종종 이렇게 표현의 욕심이 이유를 넘는 경우가 있다.

가자미의 일종(common sole, zeetong)을 녹색 채소와 함께 전형적인 소스에 냈는데, 살은 다소 단단하게 연출되었는데, 그만큼 따스함을 한껏 품고 있다. 완두와 아스파라거스, 해초로 한껏 녹색을 더했는데, 야채의 단단한 식감과 고소함이 흰살의 섬세한 짠맛과 공명하낟. 생선 요리에서 단단함은 꺼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단단한 생선 요리로서 살아남았다.

흉선 역시 다소 단단하게 조리되었다. 흉선은 흰살생선보다 더욱이나 그 크림 같은 질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앞선 요리와의 흐름을 노골적으로 의식한 듯. 그러나 역시... 팬프라이한 흉선이라고 해서 심부의 통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와규"

근교의 전형을 보여주는 치즈와 같은 컨디먼트.
총평: 't Ganzenest는 강점과 한계를 동시에 뚜렷하게 가진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와인과 사교를 위한 요리를 하지만, 여러 자극을 받아들이는 데에 열린 주방은 종종 신선하거나 놀라운 경험을 제공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분위기: 정원에서 이어지는 자연과의 조화가 빛나고, 동선과 간격이 여유롭게 설계되어 있어 고요함마저 연출한다. 부지를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유감없이 만끽할 수 있다.
서비스: 가까운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음료: 부르고뉴, 독일에 대한 방대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페어링으로 주로 내는 와인과 레스토랑에서 차곡차곡 쌓아 모으는 와인이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