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더 - 이지셰이크

텐더 - 이지셰이크

우에다 카즈오는 그 열정만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었다. 슬로바키아의 바텐더들에 의해 서구권에서도 이름은 들어볼 수 있지만, 그의 아이디어의 실체를 만나보기는 어려웠으므로 크게 감흥을 가지지 않았다가 우연의 기회로 그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파고 들수록 그가 가진 디테일에 감탄한다. 그가 만든 것은 단순한 기술 하나가 아니라, 차라리 하나의 직업 윤리관, 혹은 새로운 형태의 직업의 가능성이라고까지 느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 COVID-19 이후「TENDER」가 회원제로 전환했으니 그 진면목을 마주할 길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레 다시 외부인에게 문을 열었다.

Gimlet
Grasshopper
M-30 Rain
Mizuwari
Brandy Sour
Sidecar

어차피 중간부터는 취기 때문에 맛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기 어려웠으므로 개별적으로 따지고 드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전체로서의 우에다 카즈오식에 대해 생각해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그가 셰이크하는 방식이 굉장히 절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흔히 교본이나 교육에 나오는 하드셰이크와 달리 구분동작의 갯수도, 몸이 움직이는 정도도 적어보인다. 셰이크의 횟수 자체도 길지 않으므로 교본에서 "하드셰이크의 목적이 아닌 부산물"로 언급되는 작은 얼음알갱이 층도 거의 없다시피하다.

하지만 액체의 질감이나 통일감은 분명히 동일하게 만든 칵테일이라고 느끼게 하는데, 그것이 가장 기이한 지점이다. 어려운 셰이크가 아니라 열심히, 힘들게 하는 셰이크로 하드셰이크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그의 셰이크에는 더 이상 hardness가 없다. 원리를 알고 동작에 필요한 근력과 유연성을 갖추기만 한다면 노인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 하지만 결과물은 결코 쉽지 않다.

결국 기록에 나와있는, 우에다 카즈오 본인이 선보이는 하드셰이크는 이제는 예전 그대로 만날 수 없는 환상의 음식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요리가 그렇듯이, 그 가르침을 전승하는 것으로 그의 뜻은 계속 이어지리라. 그는 단순히 특이한 셰이크 방법을 고안한 인물이 아닌, 칵테일 한 잔마다 레시피에 생각을 담아 재창조를 가능케 한 인물로 남을 것이다. 입구가 좁은 잔의 브랜디 사워부터 M-30 레인같은 오리지널에 이르기까지. 그는 기분좋은 한 잔을 위해 생각보다도 지독하게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 그의 그래스호퍼는 아이스크림을 사용하지 않은 종류 중에는 대적할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