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동 텐야 - 체인 패스트푸드 텐동
맥도날드 출신의 비즈니스맨이 만들어낸 아이디어로 시작된 "텐동 체인점" 텐야는 어찌 보면 보잘것없는 식사처럼 보인다. 장인, 달인이 카운터 앞에서 초 단위로 숨을 참아가며 건저올려는 덴푸라에 비해 기계로 만들어 나오는 텐야의 덴푸라는 초라해 보이기만 한다.
하지만 나는 배울 것이 많은 쪽은 오히려 이 텐야라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봐도 흠이 적다. 눈에 띄게 노인이 많은 고객층 덕에 바삭한 정도가 모자라지만 그렇다고 기름을 덜 털어내 무르다는 느낌은 아니다. 속을 보호하는 제 역할을 해낸 뒤 기름을 도로 잘 털어낸 멀쩡한 튀김이다. 새우 역시 귀한 대접을 받는 종류가 아닌 블랙 타이거 비슷한 맛이긴 하지만 새우의 맛이다. 어쨌거나 새우나 장어가 올라가야 한다는 정서를 만족시키는 데에는 모자람이 없다.
무엇보다 텐야는 텐푸라나 텐동을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든 공로가 크다. 덴푸라의 '신적강하'다. 그 비결은 완전한 기계화에 있다. 그릇의 크기, 밥을 눌러 담는 압력부터 튀김의 시간과 온도, 기름을 빼는 공정까지 모든 것에서 텐야는 결코 흔들림이 없다. 물론 그 바탕은 기본적으로 막대한 자본이다. 마루베니 상사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시작한 기업인 만큼 막대한 자본금을 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면면을 보면 단순한 돈이 아닌 돈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의 힘이 더욱 중요하다 느껴진다. 카운터 오마카세를 제공하는 가게들은 좌석 수를 제한하여 QA의 고생을 덜지만, 포장을 비롯해 불규칙적으로 손님이 드나드는 가게에서 튀김유 온도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울 뿐더러 이곳에서 컨트롤하는 재료의 개수는 결코 적지 않으니 재료에 따른 미세 조정도 골치 아픈 지경이다.
세상에 반드시 귀해야만 하는 음식은 없다. 텐야는 그 사이를 잘 찔러낸 아이디어와 끊임없는 기술적 혁신으로 수십년째 이 시장을 독점에 가깝게 지배하고 있다. 흔히 일본의 식문화 하면 머리를 빡빡 깎고 그날의 습도와 온도까지 몸으로 느껴가며 따지는 장인들이 떠오르지만 나는 텐야의 덴푸라 기계와 산토리의 하이볼 기계가 떠오른다. 무수히 많은 '예약곤란'을 뒤로 하고 텐야는 560엔으로 사람들에게 텐동을 먹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