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디그리 노스 - 칸토니즈 바베큐의 새 기준

원 디그리 노스 - 칸토니즈 바베큐의 새 기준

화상(華商) 노포 열풍 이후 한국의 중화 문화권 요리의 입지는 여전히 처참한데, 개중에서도 세계적으로 통하는 중식인 칸톤식을 표방하는 경우는 더욱 그랬다. 한국계 호텔들부터 유사하게 대기업이 운영하는 광동식 표방 식당들은 하나같이 차별점 없는 요리들을 내며, 매력은 더더욱 없다. 질 뿐 아니라 베이징 카오야 단 하나를 중심으로 하는 비좁은 필드 역시 문제다. 푸아그라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비육 과정을 거친 오리라는 선결조건을 거치지 않은 슬픈 요리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장면을 두면 속이 쓰리다. 독자들이야 이미 다 알고 계시겠지만, 괘노가 되었건 민노가 되었건 껍질맛이 핵심인 요리인 이상 두텁게 지방층을 형성해야만 하는데 어린 오리에게 두꺼운 지방층을 만들어주려면 방법은 뻔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샜는데, 하여간 이런 풍토에서 칸톤 요리는 무의미하게 고급화되었다. 딤섬 전문을 표방하는 몇몇 가게들이 산발적으로 존재하여 하가우와 톈진식 샤오롱바오를 팔기는 하지만 일상의 중화요리로 자리잡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일상의 외식인 한국식 중식에 한 다리를 걸친 채로 특별한 외식을 표방하기 위해 칸톤 요리를 뒤섞은 한국식 호텔 중화요리는 칸톤 요리의 몸값에는 바람을 잔뜩 불어넣었으나 그 즐거움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했다. 물론 요리사들의 고충도 이해한다. 어차피 북경오리랑 탕수육밖에 주문 안하는데 그들이 무엇을 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딤딤섬」이외에 칸토니즈 바베큐를 추구하는 곳이 생겼으므로 기념하지 않을 수 없다. 광둥 요리의 표준에 비추어 판단하기는 감히 자제하고자 한다. 빗대어 견줄 상대가 없는 상황에서 이곳의 요리는 당부당을 따질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보편적인 식사의 잣대로는 바라볼 수 있는데, 생각건대 훌륭하다. 씨우욕은 질감의 재미가 적절하고, 차슈는 심부까지 조미가 올바르게 되어있다. 단맛과 짠맛 모두 모자라지 않다. 조리를 해두고 보니 원물이 제공하는 향의 빈칸이 다가오지만 사소한 수준이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양쪽 모두 조미가 적절함을 느낄때 떠오르는 행복감은 각별하다.

요리 한 접시 KRW 50K+의 비용에 특징 없는, 차라리 특징 없다고 하면 다행일 음식을 사먹을 위기에 처한 도시에서 적절한 칸톤식 바베큐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위치를 감안해도 통상적 식사의 정서적 가격인 KRW 10000을 상회하는 가격대(3종류 바베큐를 함께 담아주는 메뉴가 약 KRW 15000)를 감안하면 먹는 즐거움을 위해 방문하는 객들이 많아야만 한다. 스스로도 현재가 끝은 아닐 것이라 믿으며, 앞으로 서울에서 칸톤식 요리에 대한 본격적인 경쟁과 논쟁, 그리고 사랑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