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jnbar Lalou - 와인바 랄로우

예전에는 종종 독자 앙케이트를 했었는데, 당시에 알게 된 사실이 이 블로그를 찾는 독자 중 정보를 찾기 위해서 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보의 제공은 본지의 부수적 목적에 지나지 않으므로, 해당 목적으로 찾아주셨던 분들께서는 자주 들르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떠오르는 가게, 심적 만족감과 소셜 미디어의 흥행을 도와줄 식사 장소를 찾고 싶다면 여기보다 훨씬 공을 들이는 매체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범주를 서울 바깥으로 돌리면 본지의 정보 제공 역할이 썩 유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의 홍수 같은 시대지만, 반대로 선별하기에 품이 들고 또 외국어나 외국 문화의 맥락 속 정보는 소화하는 데에도 노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의식해서 국내 주요 포털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곳은 간단하게라도 기록을 남겨 두려고 하는 편인데, 이곳 역시 그런 곳이다.
네덜란드 델프트에 위치한 랄로우는 마리오 리더(Mario Ridder)가 운영하는 곳인데,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레스토랑 Parkheuvel에서 경력을 시작한 그는 2스타 레스토랑을 물려받거나 직접 오픈하는 등 잔뼈가 굵은 베테랑 셰프인데, 델프트에서는 전통적인 프랑스 요리법에 기반한 편안한 요리에 와인을 곁들이는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스타일과 입맛에 대해 자세히 읊기보다는, 직접 만나보시라.

그야말로 유럽적인 정서를 가득 담고 있는 이런 요리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이곳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적당한 크기로 슬라이스한 푸아 그라에 양파와 약간의 와인으로 단맛을 가볍게 더하고, 섬세한 요리에서는 차갑게 활용해야 더 빛나는 경우가 많은 푸아 그라지만 팬프라이로 단순하면서도 파괴적인 쾌락을 불러온다. 진득한 샴페인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편안함, 그리고 즐거움.

그뤼에르 치즈와 차이브로 익숙하게 만든 스프 역시 소박함이 가진 매력을 한껏 뽐낸다.

흉선과 크림 바탕의 소스의 궁합 역시 그야말로 전형을 넘어선 전통에 가까운 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에스카르고가 흉선의 지방맛과 선율을 이룬다. 다만 앞선 푸아 그라에서는 팬 프라이가 소박한 방식으로 정서적인 만족을 주었다면 흉선은 다소 마르도록 튀겨낸 것이어서 편안함 속의 관성의 함정을 엿볼 수 있었다.

단면에서 보이듯 신맛을 제대로 살린 빵은 유럽에서의 삶을 긍정하는 순간을 만든다.


메트르 도텔 버터를 얹은 스테이크는 낡고 무거운 요리라는 인식 때문인지 찾아보기 어려운 요리가 되었지만, 메트르 도텔 버터나 베아르네즈같은 느낌으로 연출하는 육류 요리가 가지는 분명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쇠고기라면 jus가 법이 된 시대에 그 예외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반가운가.

이외에도 Delft Blauw까지 네덜란드의 여러 치즈를 맛보았는데, 우유의 품질은 뛰어나지만 나는 조금 더 독하게 가공한 치즈를 좋아한다.


그래서 어떤 와인들을 마셨는가?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