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Clemens Rambichler, Waldhotel Sonnora
본래 발드호텔 소노라를 가꾼 셰프는 Helmut Thieltges이나, 급작스레 병으로 그가 사망하게 되면서 수셰프였던 클레멘스 람비츨러(Clemens Rambichler)가 소노라를 도맡게 되었다. 그는 3스타를 "따낸" 셰프들과는 달리 3스타를 "지켜야"하는 입장에서 시작한 셰프로, 이립도 되지 않은 나이에 지휘자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3스타를 방어하는 것을 넘어 독일을 대표하는 셰프로 자리잡았다. 그의 레스토랑 발드호텔 소노라는 21세기 내내 3스타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고미요에서 사실상의 만점인 19.5, 이외에도 Feinchmecker, Gusto 등 독일 가이드에서 모두 만점을 석권하고 있다.
- 인터뷰는 영어와 독일어로 진행되었으며, 구어 특성 상 번역에 일부 누락이 있을 수 있는 점 유의 바랍니다.
DINESSER: 상당히 흥미로운 식사였다. 의미심장한 요리들이 많았는데, 시작부터 보퀴즈의 수프를 오마주한 요리가 나왔을때는 상당히 놀랐다.
Clemens Rambichler: 보퀴즈가 원래 만든 수프, 트러플로 만든 수프(Soupe aux truffe), 거기에 대통령,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의 이름을 붙이려면 일단 패스트리 반죽으로 뚜껑을 덮어야 한다. 그리고 푸아그라로 마무리해야 하는데,
D: 그런데 계란을 사용했다.
C.R.: 일본 요리의 차완무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푸아그라와 달리 달걀로 호이얄을 만들면 트러플 향과도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
D: 지리적으로는 내가 일본에 더 가까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까지 와서 일본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웃음). 특히 근처 페를의 크리스티안 바우부터 베를린의 팀 라우에까지 유독 독일에서는 아시아적인 가미를 더한 요리가 위세를 얻고 있는데, 당신도 그에 영향을 받는 편인지?
C.R.: 꼭 그렇지는 않다. 나는 단지 좋은 요리만을 생각하고, 그 속에서 제한을 두려고 하지 않을 뿐이다. 이렇게 좋은 재료가 있는데 요리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D: 발드호텔 소노라의 예전은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프렌치로 이름을 얻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틀에 묶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C.R.: 그렇다, 기본적으로 나는 요리에 경계를 두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프랑스 요리라면 이런 것은 안되고, 이런 식의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D: 경계가 없는 요리(grenzenlose Küche)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렇지만 아시아, 특히 일본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 치고는 일본적이라는 느낌은 또 들지 않는데, 일본에는 자주 가는가?
C.R.: 아니, 일본에는 가본 적이 없다. 대부분 나는 스스로 요리를 구상한다.
D: 그 점이 매우 놀랍다. 오히려 아시아에서는 아시아의 재료에 대해 길고 두터운 전통이 있다 보니 방식을 벗어나는 도전을 하지 않으려는 느낌도 있는데, 이곳의 요리는 자유로우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어디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가?
C.R.: 항상 새롭고 좋은 재료를 가져다주는 공급자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심지어 나는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에서도 새로운 재료를 찾고, 흥미가 생기면 맛보고, 실험해 본다.
D: 주방에 걸어 들어왔을때 슌(旬)의 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다른 곳도 아니고 독일에서! 일본이 가진 특유의 형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가.
C.R.: 나는 나의 요리를 스스로 생각하는 편이기에 그렇지는 않다. 내 요리는 대부분 실험과 평가의 반복을 통해 스스로 완성한다.
D: 다소 한적한 지역에 있다보니 세계 바깥의 요리와 연결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생각도 하지 못한 발견이다. 소노라가 3스타를 유지한 세월이 상당히 긴 것을 생각하면 많이 바뀌지는 않았는가. 내 나라에 레드 가이드가 상륙한 것보다도 훨씬 긴 세월이다.
C.R.: 서울에 가이드가 출시된 것이 16년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확실히 짧은 시간은 아니다(웃음).
D: 탄트리스나 바라이스, 슈바르츠발츠투베 등에 빗대었을 때 이곳의 헤드 셰프가 된 사연은 다소 다르게 느껴지는데, 대도시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가? 사실 이곳에 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웃음).
C.R.: 독일에서는 프랑스 요리의 사정이 프랑스와 같지만은 않다. 파리에서는 500, 혹은 700객실까지 되는 거대한 호텔에 또 엄청난 숙박비를 받을 수 있고, 그렇게 하면 레스토랑 운영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독일에서는 그런 것이 불가능하기에 대도시로 가는 것이 이익이 되지만은 않는다.
D: 하지만 독일의 프랑스 요리를 만나며 결코 프랑스에 비해 못한 것은 없고, 오히려 프랑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C.R.: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웃음).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다르니까. 프랑스에 간다고 들었는데, 목적하는 곳이 있는가?
D: 여러 곳을 들르겠지마 단연코 목적이 된 것은 플레니튜드, 아르노 동켈레의 레스토랑이다. 이미 소식이 대륙을 건너 닿았다(웃음).
D: 내가 사는 나라에서는 아직 프랑스 요리가 가이드에 많이 등재되어 있지도 않고, 사람들이 자주 즐기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프랑스 요리가 가진 강점을 쉽게 설명해줄 수 있다면.
C.R.: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 맛을 보고 미소가 피어오를 수 있는 것이 프랑스 요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 사람들도 곧 알게 되지 않을까.
이후 짧은 사담을 나누고 다음 일정을 위해 호텔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