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sée - 2025년 여름
리제가 처음 오픈하고 다음 날 바로 방문했던 것이 벌써 3년 전이 되었다. 긴 대기줄이 있던 리제의 홀은 아주 한산해져, 한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되었지만, 매장 자체는 견실하게 성장했다. 이렇게 두괄식으로 결론을 내는 경우가 잘 없는데, 2025년 리제의 모습은 그만큼 만족스럽고 선명했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친구들에게 나눌 과자를 한아름 예약하고 1층에 앉아 갸토 "리제"와 마음이 가는 다른 것 하나를 맛보기로 마음먹었다.

현미의 고소함을 자랑하는 이 케이크는 여전히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현미에서 피칸으로 이어지는 지방의 고소함을 부드러운 크림, 그리고 적절한 질감 대비를 갖춘 프랄린에 녹여냈다. 한국 재료가 가진 인상을 뉴욕이 아닌 서울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으로 디저트라는 형식에 담아낸다.

하지만 이날의 진정한 승리는 이 퀸아망 아이스크림이었다. 반으로 쪼갠 퀸아망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크넬, 둘체 데 레체, 바닐라 파우더에 약간의 플뢰르 드 셀. 전형적인 프로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바로 그 전형적인 쾌락을 더할 나위 없이 선보인다. 단면에서 보이듯 간격이 넉넉하게 형성된 패스트리는 버터를 넉넉히 머금고, 특유의 단맛이 도는 크루트도 충실하게 구현했다. 여기까지는 다소 독특한 퀸아망으로 그치겠지만, 단단한 껍질의 비중이 크게 만들어 진한 단맛으로 맛보는 퀸아망을 완성된 플레이팅 디저트로 만드는 것은 아이스크림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캐러멜에서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오븐에 구운 패스트리의 크루트로 이어지는 그윽한 갈색의 인상만큼이나 아이스크림에서 패스트리의 레이어로 이어지는 유지방의 인상이 함께 감긴다. 퀸아망이 가진 겉면 특유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순간에만 맛볼 수 있는 패스트리로 한 단계 높은 수준을 구현했다. 고전 제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이 돋보인다.

테킬라 선라이즈는 사실 위아래가 반대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