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 퀴진 50주년 1. 재료의 선택과 조리

1. Temps de cuisson réduit (à la chinoise)

조리 시간을 줄여라

누벨 퀴진에 대해 가장 흔히 알려진 사실이자, 가장 흔한 오해는 재료를 날것으로, 또는 약하게 조리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누벨 퀴진은 단 한 번도 날것을 이유 없이 찬미한 적이 없다.

분명, 전통적인 열원으로부터 벗어나 비교적 낮은 온도로 조리하는 방식은 누벨 퀴진이 가져온 가장 큰 승리이다. 수비드 머신은 1974년 트루아그로Troisgros의 요리사 조흐주 프랄루스(Georges Pralus)가 푸아 그라 조리를 위해 도입한 것이 보급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미친 것은 사실이며, 피에르 가니에르의 65도 달걀과 같은 요리는 그러한 영향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한다.

그러나, 전통적 열원을 사용한 과조리를 우려하는 것이 그 반대를 무턱대고 긍정한다고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고와 미요는 새로운 조리의 예시로 데니스의 랑구스틴 구이와 양갈비, 보퀴즈의 풋강낭콩(줄기콩), 르 뒥의 생선, 하베를린의 개구리, 게라르의 오리, 트루아그로의 갯가재, 미노의 멧도요를 예시로 드는데, 이 중에서 전승되고 있는 것은 보퀴즈의 줄기콩 샐러드와 하베를린의 개구리 무스가 있다.

보퀴즈는 이 콩을 단 15분 조리하는 것으로 고와 미요의 찬사를 받으며 채소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얻게 되는데, 실은 15분이라는 시간만 두고 보면 그 이전 세대의 「La bonne cuisine de Madame E. Saint-Ange」에 수록된 조리 시간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Mme Saint-Ange의 퀴진이 단지 가정의 주방의 영역에 머물렀던데 반해(물론 유진 브라지에의 예외가 있으나, 시대상을 감안하라) 보퀴즈는 프로의 영역에서 바로 그런 전원적 감각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성취를 이루었다. 나아가 보퀴즈의 풋강낭콩은 단순히 소금물에 15분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조리 시간은 콩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그 콩이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점이다. 보퀴즈는 주방의 열과 시간 이전 영역부터 재료를 통제하고, 통제된 재료를 바탕으로 재료가 가진 강점을 훼손하지 않는 정도에서 조리를 멈춤으로써 열이 아닌 재료가 드러나는 조리를 완성한다.

굳이 고와 미요가 알라 쉬누아라는 표현을 덧붙인 것은 폴 하베를린의 개구리 뒷다리 무슬린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그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표면이 갈색이 될 때까지 구워내는 대신 냄비에서 리슬링과 버터에 리덕션해 살짝 익은 상태로 무슬린을 만든다.

주방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두 도구는 칼과 불인만큼, 단순히 조리를 적게 하라는 바람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좋은 조리는 재료의 하자를 가리기 위한 조리가 아닌, 고유한 특징을 더 아름답게 가공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좋은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는 좋은 조리란 있기 어려우며, 이는 10계명 2번째의 이야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