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츠 커피 뉴욕 - 마실거리

토츠 커피 뉴욕 - 마실거리

"커피 오마카세"는 정말이지 내키지 않았지만 그것 빼고는 모두 내 호기심을 당기는 곳이었다. 음료 한 잔을 위해 떠난 대책없는 드라이브는 과연 좋은 선택이 되었을까?

애석하게도 평일의 토츠 커피는 일단 사람이 지나치게 없었다. 손님 뿐 아니라 직원도 없다는 점은 문제다. 보는 요기를 위해 중앙에 바 테이블을 두었지만 사람이 없으니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래도 어쨌거나 여기까지 와서 빈 손으로 돌아가기는 아쉬운 입장이므로 기다려 결국 원하는 음료를 전부 손에 넣었다.

솔직히 반, 아니 오분의 사는 의심밖에 하지 않았던 '청포도 드리퍼'는 의도가 썩 선명하게 드러나는 맛이어서 놀랐다. 커피의 과일 노트를 응용하겠다는 이런 음료의 대부분은 그래서 이게 커피일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 앞에서 주저앉기 일쑤인데, 토츠 커피의 드리퍼는 아예 커피라는 점을 먼저 포기함으로서 이를 해결하고 있었다. 로즈마리와 과일향의 차를 마시는 가운데 커피가 보조 역할을 맡는다. 커피가 아니라 커피를 떠올리게 만드는 응용 음료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가운데 맛(taste)과 향(flavor)이 적절히 갖춰진 음료로서 즐길 거리가 되어준다. 술만 들어가지 않았다 뿐이지 결국 서로 다른 재료가 가진 특징을 엮어 하나의 완성된 음료를 만든다는 과정에서 믹솔로지와도 통하는 점이 있는데, 서로 다른 음료를 섞는 어떤 테크닉을 쓰지 않았음에도 조악하게 엮인 믹솔로지 칵테일보다 그럴싸한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것은 큰 승리다. 유사한 종류로 포지티브가 있었는데 바텐더의 손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포지티브가 보여주는 그림보다 훨씬 선명하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이렇게 흥미 유발용으로 직접 잔에 따라버릇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방법으로 바에서 완성해 제공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보나, 한 명 내지 두 명 정도가 근무하다가도 사라지는 환경에서 그런 것을 바라기에는 무리로 보인다.

토츠의 음료는 맛이 있는 음료를 마신다라는 목적에 충실하다. 하지만 여러모로 속 편한 설정인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데, 속 편한 장소에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대로도 좋을 듯 하다. 역사적으로도 천혜의 요새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