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픽스 - 다이너?

데일리 픽스 - 다이너?

본지의 게재 및 편집 방침은 슬프게도 그 예외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언급되기 때문에 마치 지켜지지 않는 무언가처럼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지켜지고 있으며, 그 경우에는 굳이 적시하지 않을 뿐이다. 왜 이런 구차한 멘트를 시작부터 늘어놓고 있는가, 이제는 데일리 픽스에 대한 게시글이 지침에 반하는 글이 되었기 때문이다.

본지는 블로그 체험단을 운영하는 식당이나 식사를 주제로 삼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편집자가 모든 블로그 광고 업체를 알 수는 없으므로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인지한 이상 게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데일리 픽스는 이전부터 몇 차례 다룬 바 있고, 그 동안 방문한 횟수가 많은 만큼 그대로 묻기에는 아까워 갈무리르 한 번 하고 마무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이번 글은 이번 하반기 동안 먹었던 여러 메뉴를 한 번에 다룬다.

데일리 픽스는 이른바 다이너를 지향한다는 공간이다. 식당칸이나 차량형 식당에서 시작한 간이 식당으로 단순한 음식을 판매하는 그런 공간 말이다. 물론 이는 일종의 콘셉트로, 강남역에서 다섯 자리 치즈버거를 파는 입장에서 다이너 개념이 가진 본질-가난함-을 담을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애초에 정주하는 문화가 강한 서울에서 미국식 다이너의 재현은 불필요하고, 핵심은 현대 미국 중에서도 뉴욕 요리의 일부가 될 것이다.

가장 먼저 상단의 파스트라미 샌드위치에 대해서는 카츠와 비교하여 언급한 적이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무슨 이유에서인지 카츠와 비슷해지려는 의도를 강하게 느꼈다. 파스트라미는 기름을 크게 강조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지나치게 물러진 나머지 기존의 빵과 조화가 흐트러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카츠의 샌드위치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기에는 더 좋았지만, 좋은 샌드위치로서는 후퇴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한 입 물어뜯은 다음 내용물이 스스로 해체되기 시작하면 편한 음식(comfort food)의 본질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음식은 맛만큼이나 편리성도 핵심적인 요소가 아닌가.

스테이크 롤의 경우 의미를 알기 어려웠다. 문법에 있어서 나머지 메뉴-치킨 샌드위치와 파스트라미 샌드위치-와 큰 차별점이 없는 와중 수비드한 다음 살짝 프라이한 느낌의 고기는 저며낸 것에 비해 어떠한 강점도 가지지 못한다. 이런 유형의 음식으로 치즈스테이크나 필리 치즈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를 넘어설 이유가 느껴지지 않았다. 파스트라미가 되지 못한 부위를 처리하기 위한 아이디어라고 하기에는 결이 지나치게 유사하고, 덩어리 고기에 대한 탐닉을 담은 메뉴라고 하기에는 맛이 탐욕적이지 않다. 필리 치즈를 생각해보라. 무엇 때문에 그토록 욕심 가득한 맛이 나는가?

앞선 파스트라미에서의 전략-뉴욕의 유명점에 대한 레퍼런싱-이 오히려 더 밝게 빛나는 점은 코울슬로 샐러드였다. 원본은 코울슬로가 아닌 구운 옥수수인데 특유의 단맛과 멕시칸 스타일의 매콤함으로 퍼뜩하게 만드는 재주를 지닌 요리였다. 세부적인 맥락에 있어서 같은 맛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코울슬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부차적으로 뉴욕을 떠올리게 만드는 방식. 이게 이런 방향이 지향하는 최선에 더욱 가깝다고 본다.

데일리 픽스의 햄버거와 버거 플리즈의 치킨버거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언급한 바가 있으니 생략. 다만 강남역의 지형이 변한 바 있으므로 예전같은 의견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체험단 광고라는 전략도 그 연장선인가. 거기까지 신경쓸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