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바하우스 멘야준 - 만 원의 벽 3

소바하우스 멘야준 - 만 원의 벽 3

한 때 물가가 급등하면서 천 엔, 만 원이라는 심리적 저지선은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대부분의 일상 식사가 음료 제외 8~9천원의 아슬아슬한 선을 유지하고 있으니, 즐길 거리가 더해지는 식사라면 이제 만 원은 우스운 꼴이다. 「소바하우스 멘야준」은 스스로를 높이 설정하고 있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메뉴가 만 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특선(KRW 15500) 쯤 되면 대중 식사보다는 목적지에 가까운 설정이다. 라멘은 목적지가 될 수 있는가? 「라무라」에서는 소재의 현현이라는 노골적인 방식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는데, 과연 그러한 방식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인가?

가격이 오르면 가장 먼저 늘어나는 것은 토핑이다. 같은 가게의 메뉴 내에서도 위계가 있기 마련이므로 이는 불가결한 설정이다. 그러나 과연 그 속에서 찾아내는 가치는 과연 무엇인가?

가장 큰 그림을 담당하는 두 가지, 스프와 면에 대해 다루자면 스프의 경우 일견 긍정적이었다. 간장이나 가다랑어 그 자체가 주인공이 되기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단백질과 지방이 두껍게 녹아든 스프는 짠맛이 검은색 계통의 향으로 이어지는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면은 그러한 국물을 전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문제는 상단에서 시작된다. 토핑은 기본적으로 정서적 만족을 더하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차슈처럼 스프로는 낼 수 없는 맛을 더하는 용도에 있어 그 효용이 크다. 하지만 종류가 두 가지나 세 가지를 넘어 백화점을 차리는 경우라면? 서로 다른 맛을 얹어내는 것이 과연 더하기의 문법으로 작용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기반을 유지한 채로 유사한 맛을 횡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경험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인가?

소바하우스 멘야준의 기본 전략은 후자에 가까웠다. 특히 닭다리살에서 이러한 전략은 두드러진다. 사용하는 닭의 특성상 척추와 갈비를 따로 정형해서 유통할 것 같지는 않은데, 편의상 통닭으로 육수를 빼는 것을 거부하고 허벅지~다리 부위를 살아 있는 상태에서 건져낸다(별도의 정육을 구매했다면 불행한 일일 사람도 있을 것이다). 큰 틀에서 요리의 이유까지 흔드는 라무라의 경우와는 달랐지만, 역시 닭이 살아 돌아온다고 해서 국물의 그림이 밝아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엄밀하게는 다른 출처를 가지고 있지만, 스프의 이른바 그윽함이 토핑의 탄(炭)향으로 이어지는 느낌에 가깝다. 후추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칠흑의 맛이다. 지방이 많지 않은 돼지의 기타 부위 역시 간장을 고리로 하는 가운데 완탕 하나의 유자만이 다른 소리를 낸다. 아후리 라멘의 히트 덕에 라멘 속의 유자는 더 이상 놀라움을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소금이 아닌 간장과 유자의 조합은 잠시 폰즈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는 기억의 영역에서만 그러하고, 맛에 있어서는 폰즈처럼 신맛이나 단맛으로 무게가 기울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불일치에 가까운 그림을 낸다. 이는 정서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균형의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유자-소금 라멘처럼 전체 경험을 장악하는 것보다는 잠깐의 유희가 맡은 역할이라고 하겠지만, 지방 자체가 강한 음식은 아니므로 흐름과 흐름 사이에 존재할 이유는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은 부추속의 두 야채로 향신의 역할은 물론 전체적 균형의 유지에도 크게 기여한다. 채수 바탕의 스프와는 다르게 둥둥 떠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

한국식 탕 문화와 비교했을 때 라멘이라는 조리 방식이 가지는 장점은 몇 가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백질의 조미 방식을 스프와 이원화하는 점은 놓치지 않아야 할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적인 이유로 대부분의 현대식 탕국 역시 분리 후 재조립의 과정을 거치지만, 정서적인 문제상 스프의 조미와 단백질의 조미는 일관성을 갖춘다(감자탕의 등뼈가 다른 맛이 난다면 여러분의 반응이 어떻겠는가).

요리가 일상 영역을 넘어서기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향성이 기존의 조리 방식에서 맛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특히 액체를 이용하는 조리의 경우 양의 증가라는 본질적 한계를 어디까지 극복할 수 있는가가 포인트가 된다. 넓게 쳐줘서 콜로이드의 조리 역시도 비슷한 방식을 따른다고 생각하면 "프랑스 요리의 핵심은 소스" 따위의 논지가 사실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소스도 결국 모체 소스 기반의 분류에 기반하여 정서적 기댓값을 가지고, 그를 바탕으로 더 또는 덜이라는 판단이 세워진다. 라멘 역시도 마찬가지인데, 고체가 그 역할을 해내려면 지금과는 다른 방식을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키오스크부터 다양한 재료가 전시되고 있지만 과연 늘어난 토핑은 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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