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ofalo, Fettucce, Pasta di Gragnano IGP

Garofalo, Fettucce, Pasta di Gragnano IGP

반갑게도 촬영을 재개한 EBS의 「세계테마기행」새 에피소드에서 듀럼을 소개하는 장면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결국 TV 방송으로 블로그를 보는 것이므로 대단한 기대를 하면 안되지만 듀럼은 지중해의 주식이지 마법의 식품이 아니다. 물론 어떤 요리는 종종 듀럼밀 세몰리나가 다른 탄수화물이 가지지 못한 어떤 장점을 가진 것처럼 느끼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는 밀 자체만으로 완성되는 결과는 아니다.

한국에서 파스타와 피자가 서방세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찌개 등의 영향을 받아 한국식 파스타라는 나름의 변형까지 구축했음에도 쌀이 받는 취급과 마찬가지로 탄수화물 측면에서 파스타 면의 선택지는 좁다. 어떤 마트를 가도 비슷한 라벨이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제품들 역시 해외에서 검증의 검증을 거친 안전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시장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결국 시장이 작아서인가? 소비량 자체는 결코 작다고 하기 어렵고 통밀이나 두부로 만든 파스타 등 대체품들은 적극적으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을 보면 맛을 위한 니치 마켓이 형성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세계테마기행에서 보이는 기분이었다.

대상에서 수입하는 가로팔로는 종래 마트의 프리미엄 제품을 담당하고 있는 바릴라와 데 체코에 견줄만한 제품이다. 가격대, 회사의 규모, 선보이는 제품군 등으로 보았을 때 명백하다. 직접적으로는 가격과 행사 빈도의 측면에서 바릴라보다 한 체급 위인 데 체코가 경쟁 대상이라고 하겠는데, 경험을 가만히 병렬해서 떠올려보면 가로팔로의 페투체는 그라냐노 지역 밀만 사용했다는 언급을 상기하면서 먹었음에도 특징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거친 표면과 적당한 밀도가 주는 질감이 썩 괜찮은 편이었다. 거대기업의 제품이면서도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이 이루어진 인상이다.

가드망제 및 프렙을 철저하게 준비하기 어려운 가정에서 파스타면의 소비 방식은 주로 단순한 소스와 곁들이거나 아예 시판 공산품을 이용하는 식인데, 그 속에서 굳이 파스타면에 데 체코나 가로팔로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을 소비자도 많으리라. 그러나 항상 비슷한 식사에서도 잘 지은 밥냄새가 사람을 미치게 만들듯이 듀럼 역시 정서를 자극하는 맛이 있다. 그것을 찾아내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파스타라는 결과물이 크게 재료와 가공이라고 생각했을 때 지금 고가의 식문화를 차지하고 있는 파스타 프레스카는 과연 이 적절한 공산품과 비교하여 어느 지점에서 앞서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같이 보기 -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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